옆집남자의 첫 번째 싱글 "Venus tonic"
새로움은 언제나 이중적이다. 새로움은 우리를 설레게 하는 동시에 두렵게 하기도 한다. 특정한 삶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까닭은 이 두려움 때문일 테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언제나 설레지만 지겹게 두려운 이 일은 마치 원죄처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내 두려움을 없애고자 대신 죽어 주는 사람은 없으며, 우리는 다만 음악을 통해 스스로 위로할 뿐이다.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담은 음악, 옆집남자의 첫 싱글이 발매되었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면서 느끼게 되는 양가적인 감정을 담은 두 곡이 실려 있다. [이래도 되는지 싶어]는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을 시작하면서 느끼는 행복을 반어적인 감성으로 노래한다. "눈물 나게 행복한 날이 조금은 두렵지만 이래도 될 것 같아."라는 가사에 담긴 설렘과 두려움에 누가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랑에 빠져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발걸음을 80년대 신스팝 분위기로 적당히 촌스럽게, 하지만 꽤 진솔하게 담아 내었다.
[Venus Tonic] 역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에게 다짐하는 노래이다. "거친 내 입에 너의 이름을 담아도 될까" 고민하는, 한 남자의 소심한 진심이 잘 드러나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두려움은 떠나지 않는다. 통기타 하나 긁어대며 "어디까지 갈까?"라고 자문하는 남자의 모습에는 설렘과 두려움, 희망과 자포자기가 함께 섞여있다. 이 곡의 특징은 풍성한 코러스와 재치 있는믹싱이다. 읊조리듯 부르는 보컬 위에 얹히고 또 얹히는 가성은 그 자체로 떨리는 마음을 잘 드러내며, 희망과 자포자기가 섞여 혼란스러운 마음은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 재기 발랄한 믹싱으로 표현되었다.
이 두 곡, 괜찮다. 달착지근하다 못해 조금 느끼하지만 들을 만하다. 첫 싱글이 이러하니 지금 준비 중인 EP도 기다릴 수 있겠다. EP에는 옆집남자의 자랑거리인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한 풍성한 사운드가 실릴 것이다. 그때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더욱 상냥하게 우리를 반길 것이며, 우리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 그리고 위로에 대한 희망으로 그저 기다릴 따름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좋다. 옆집에 사는 남자이니 이제 곧 갈 것이다.</b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