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중앙대학교 흑석캠퍼스 어느 한켠에선가 지나가는 학우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음악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중앙대학교의 상징인 청룡의 기운찬 비상을 알리는 소리는 그 우렁찬 울림을 더하여 록밴드 블루드래곤의 창단으로 이어졌고 어언 30년의 세월을 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1977년은 산울림, 사랑과 평화 등의 밴드가 데뷔한 시기이고 대한민국에 본격적인 대학음악문화가 시작되던 해였습니다.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로 순수 열혈 청년들이었던 창단멤버들은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자신들이 뿌려놓은 씨앗이 끊임없이 탐스런 열매를 맺으며 이어져 내려오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겠지만 어느덧 블루드래곤은 청년기를 넘어 장년기를 바라보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단순히 대학밴드로서만이 아닌 문화, 사회적으로도 깊은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간 중앙대학교를 대표하는 록밴드로서 각종 가요제와 대회에서 입상하며 대외적인 위상을 갖추게 한 기수들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내재적인 깊은 소리의 울림을 찾아 심연의 잠룡처럼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기도 한 기수들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이제와 돌이켜보면 끊임없는 음악의 열정과 뜨거운 젊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블루드래곤의 소중한 보금자리인 학생회관 지하 연습실에서 비록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젊은이들이었지만 겨울에는 언손을 녹여가며, 여름에는 냉수 한 사발로 더위를 이겨내며 음악의 열정 속에서 울고 웃으며 한데 엉켜 성장해온 시절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랜 기획기간과 제작기간 동안 여러 여건상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참여하고 격려해준 우리 블루드래곤 멤버 모두와 그동안 저희 블루드래곤을 성원해 주시고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드리는 감사의 마음을 이제 이 한 장의 음반에 담아 오늘의 영광된 기쁨으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블루드래곤 30주년 기획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