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데뷔작 [The House]를 통해 서정적이며 소울풀하고 깊이 있는 하우스 음악을 선보인 전자맨(노건호)과 제이드(김지혜)의 일렉트로니카 혼성 듀오 로맨틱 카우치의 리믹스 앨범이 발매됐다. 지난 7월 일본의 [Flower] 레이블을 통해 출시된 본 작품은 첫 정규 음반에 실렸던 13곡을 포함해 켄타로 타키자와, 투 룸스, 세인트바이너리, 디제이 지
누, 제롬 시드넘 등 일본과 한국을 대표하고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기라성 같은 디제이와 전자 음악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가필한 9곡이 담겨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이 음반은 친절함이란 미덕을 갖는다. 여러 뮤지션들이 가세하여 새롭게 재창조한 노래를 원곡과 비교해보며 듣는 쏠쏠한 재미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유익함 외에 각각의 수록곡들이 지닌 다채롭고 풍성한 그루브는 일렉트로닉 음악팬들의 감성을 단숨에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앨범을 가득 메운 야무지고 알찬 음들이 펼치는 향연은 겨울을 눈앞에 둔 11월 지금의 쌀쌀한 기운마저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따스한 에너지를 선사할 수 있을 듯하다. 리믹스 편의 포문을 여는 첫 곡은 원곡보다 한층 더 강렬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품은 'Twilo (Kentaro Takizawa Remix)'로, 활발함 속에서도 곡을 리드하는 건반 연주 덕분에 고즈넉한 멋까지 동시에 갖추었다. 특히, 후반부에 다다라서는 신시사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보컬에 에코를 넣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한 번 더 경쾌한 대기를 형성함은 물론이며 여운까지 안겨주려 한 켄타로 타키자와의 센스가 돋보인다. 원곡의 단단한 베이스라인이 사라진 탓에 도입부부터 조금은 색다르게 느껴지는 'C Thisco (DJ Jinu Super Power Remix)'는 관악 섹션을 들임으로써 정말 다른 노래로 태어났다. 그냥 듣고만 있으면 섭섭한, 금방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 좌우로 몸을 움직이고 싶을 정도로 들썩들썩한 바운스감을 제공하는 이 곡은 그야말로 앨범의 백미, 70년대 펑크(Funk), 디스코 넘버나 아쿠아리안 드림(Aquarian Dream), 브랜드 뉴 헤비스(Brand New Heavies) 같은 그룹의 음악을 마주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펑키하며 그 사운드는 무척이나 친근해서 일렉트로니카 마니아층을 넘어 다수 청취자에게 어필하기에도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또한, 이 곡에서는 관악기 사용과 더불어 드럼 프로그래밍도 전체적인 대기를 한층 생기 넘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데, 하우스 음악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차가운 비트가 아닌 일반 드럼을 사용해 어쿠스틱 악기가 지닌 특유의 흥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뉴욕 [Ibadan] 레코드의 대표 디제이 제롬 시드넘이 재해석한 'My Girl Friend Is An Electronic Musician (Jerome Sydenham Remix)'이 가지런한 비트로 춤추기에 좋은 곡을 선사하는가 하면, 누 재즈 느낌의 오리지널에서 탈바꿈한 'N.Y.C. 2 (Saintbinary Remix)'는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현악 연주와 간략한 프로그래밍의 화학작용으로 강한 중독성을 이끌어낸다. 이 밖에도 원곡에서 사용되었던 트럼펫 연주를 없애고 제이드의 음성만으로 그윽한 맛을 내는 'Have U Found (Junjaman Re-work)', 중성적인 보컬 연출이 유혹의 손짓으로 다가서는 'Runaway (East4A Remix)' 또한 놓치기 아쉬운 곡들이다. 로맨틱 카우치가 선사하는 원숙한 하우스, 더 나아가서 그들이 제시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은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멋까지 풍긴다. 때로는 환하게 터지는 업 비트로, 때로는 풍염한 그루브로 전달되는 이들의 리듬, 사운드는 언제 들어도 탐스럽다. 말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이 재능 충만한 그룹의 정규 작품과 업그레이드된 리믹스곡들을 만날 수 있으며 앨범에 참여한 많은 뮤지션이 가진 성향과 다양한 스타일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기에 [The House With The Remixes]는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자료제공: 라임라이트뮤직컨설팅 / 글: 한동윤 (www.izm.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