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가르는 목동들의 질주 “달려!”
숨이 막힌다.
밤낮 없는 고온다습 속에 우리가 내쉬는 숨마저 멈춰주었으면 싶은 요즘이다.
이 더위를 멈춰줄 한줄기 소나기가 목젖을 적셔주길 너무나 간절한 지금 짜증나고 지칠대로 지친 우리의 가슴을 뻥 뚫어줄 ‘노매드’가 돌아왔다.
수영장의 초대형 파도만큼이나 시원한 4집을 들고 그들이 외친다 “달려!!”
직립보행을 시작한 이래 인간은 많은 문명의 풍요 속에 그 몸을 맡기며 영장류의 정점을 군림해 왔지만 요동치는 심장의 고동을 느끼며 대지를 가르는 아드레날린의 쾌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본능으로 남아 있다.
어 지러운 세상 속에 날씨마저 우릴 괴롭게 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떨치고 바람을 가르며 대지를 박차는 순간 우리의 두 다리를 지나 심장을 두들기며 뇌를 흔드는 절정의 쾌감이라는 듯 이들의 4집 앨범은 온통 강렬한 사운드와 경쾌한 멜로디가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경쾌한 기타의 인트로에 이어 정신 없이 내달리는 사운드가 우리를 이끄는 첫 곡 ‘달려! 인생이야’는 숨 가쁘게 살아가며 때론 대사를 잃어버린 무대 위의 배우처럼 갈 곳 몰라 초라해진 우리의 등을 힘차게 두드린다. 이 춤이 언제 끝날지 몰라도 멈춰선 안 된다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길을 달려야 한다고, 있는 힘껏 모든 열정을 남김없이 쏟아 붓는 거라고 제법 용감해진(?) 보컬의 강렬한 외침이 연신 우리의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이어 힘찬 드럼과 함께 경쾌한 사운드가 귀를 간질이는 이들의 두 번째 사랑노래 ‘너만 있으면 돼’가 앞 곡의 흥분으로 빨라진 우리의 심장에 달큼한 멜로디를 채워준다. 박력 있는 사운드 위로 얹혀진 슈가버블같은 코러스가 낡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언제나 행복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것은 서로가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을 사는 평범한 연인들에게 밝은 내일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삭 막하고 힘든 우리네 현실을 낮은 소리로 읊조리던 이들이 지난 앨범에서는 조심스럽게 사랑을 이야기하더니 이번엔 아예 사랑뿐인 인생 일단 달리는 거라고 분연히(?) 외치고 있다. 수상하다. 이 목동들 요즘 연애하나? 어쨌든 오늘밤에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 오랜만에 달려온 이들의 신보를 들으며 더위도 복잡한 일들도 다 날려버려야겠다.
2008. 08. 12 :39
한 낮의 육수 샤워를 하며
Uncle Brow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