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초록과 그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닮은 Yellow String Boys의 상큼한 음반이 이 계절의 느낌을 듬뿍 안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Yellow String Boys는 바이올린(violin), 비올라(viola), 첼로(cello), 콘트라 베이스(Contra Bass) 이렇게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된 재즈 현악 쿼텟이다. 이들 모두는 클래식 음대 재학생들로만 이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겨울의 빈자리를 모든 생물이 깨어남으로 대신하는 봄의 느낌을 따뜻하고 표현해 봄의 싱그러움과 생명의 기운을 온 몸 가득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는 <Feeling of Spring>을 시작으로, 바이올린의 이기준이 만든 곡 <내가 좋아하는>으로 이어지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추억의 느낌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자신에게 있어 ‘춘천은 그리움’이라고 말하는 비올라의 이홍우 가 편곡한 <춘천가는 기차>는 너무나도 유명한 김현철 의 그 곡이다. 이 곡은 지금까지 조성모 , 불독맨션, 마야 등에 이르기까지 이미 여러 번 리메이크 되어 우리의 귀에 들려왔다. 현악기 네 가지로만 구성된 이 곡이 지금까지의 다른 곡들에 비해 그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은 ‘춘천’과 ‘기차’라는 그리움의 코드로 만들어진 제목 이외에 아마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현음으로만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리움은 또 다른 추억으로 사람을 이끌어 드린다. 그 시절 빼놓을 수 없는 ‘슈퍼 마리오’와 ‘컴퓨터 형사 가제트’라는 게임과 만화 영화. 게임 속 음악이 게임 이상의 감동으로 다가왔었고, 어려운 일, 귀찮은 일이 있을 때마다 내 주위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제나 바랬던 해결사 가제트 형사. 그 날의 경쾌함을 <슈퍼 마리오>와 <컴퓨터 형사 가제트>의 음악을 편곡해 담아냈다. <Allee des Brouillards>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탈리아계 아코디언 반도네온 연주자 리차드 갈리아노의 음반에서 한 번 듣고 매료되어 언젠가는 꼭 음반에 넣고 싶었다던 이건승의 추억과 바람이 담긴 곡이다. 그의 음악에 담긴 열정, 재즈의 자유로움 그리고 낭만이 결합되어 독특한 색채를 지니고 있다.
이 외에도 1965년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 주연의 영화 “The Sandpiper”에 삽입되어 그해 그래미상, 아카데미 최우수 주제가상을 수상했던 말이 필요 없는 재즈 스탠더드 곡 <The Shadow of Your Smil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꼽히며 아직도 여전히 모든 사람들로 부터 사랑받고 연주되어지고 있는 <Fly Me To The Moon>, 보사노바 스타일로 새 생명을 얻은 역시나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콜 포터의 곡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까지 멋진 재즈 곡들이 있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낭만파의 절친한 선후배 브람스와 드보르작의 느낌도 공존한다. 단 두 곡만을 남긴 드보르작의 세레나데 중 “현을 위한 세라나데”의 Moderato부분을 이용한 <All the Things You Are>, 보헤미아의 촌뜨기 작곡가 지망생이었던 드보르작의 든든한 음악 후견인이었던, 브람스의 곡을 편곡해 그의 웅장하고 무거운 이미지와는 달리 밝고 가벼운 느낌으로 재탄생한 <Brahms Waltz in 4>, 이렇게 낭만파의 대표적이었던 두 음악가의 느낌을 자신들의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대범함도 보인다.
이렇게 Yellow String Boys는 클래식뿐만 아니라 유명한 재즈곡, 만화주제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네 명의 멤버 모두가 작곡, 편곡, 연주를 하며 추억, 기억, 즐거움, 그리움 등 봄과 함께 생성하는 모든 감정들을 다양하고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제, 국내에서 현악 4중주로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고, 그 길에 앞장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낼 그들의 길을 지켜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