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 음악을 말하다’
2007년 감미로운 발라드 곡 [남자도…어쩔 수 없다]와 매니아층을 확보한 [Eternal Sunshine]로 확고한 가요계의 자리매김을 한 에반이 2008년 더욱 중독성 강한 음악들을 선보이려 한다. 에반의 이번 2집에 담긴 음악들을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 ’내츄럴 뮤직’이다.
사람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트렌디한 음악들은 들으면 달콤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지속력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음악은 듣는이들의 감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보컬과 연주에 있어 솔직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반 솔팝적인 성향이 강했던 에반의 솔로 1집 음반에 이은 2집 [Pain Reliever]는 기존의 그의 색깔을 베이스로 간직한 채 좀더 세련된 사운드와 내츄럴한 목소리, 그리고 악기 하나하나에 불어넣은 생명력, 솔직한 가사들을 담고 있다. 획일적인 가사와 멜로디에 지친 대중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에반의 앨범은 팝, 재즈, 펑키,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로 음악적 완성도는 물론 대중적 친화력까지 고루 갖춘 음반이 될 것이다.
에반 가창력의 재발견, 타이틀 곡 "울어도 괜찮아"
음반이 시작되자마자 기타의 감성적인 분위기와 기승전결을 확실히 보여주는 멜로디라인으로 승부하는 타이틀 곡 [울어도 괜찮아]는 서정적인 도입부, 점층적으로 고조된 감정이 직설적으로 뻗어나가는 클라이막스 등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기에 적합한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헤어진 연인을 위한 사랑을 노래한 가사가 아닌 연인과 헤어진 친구를 위로하는 독특한 가사로 남자들의 우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음은 물론 고음에서도 안정적인 에반의 가창력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앨범의 가수이름을 재확인하게 만들 명곡이다.
에반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장르의 곡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는 목소리를 지녔다는 점이다. 독특한 곡의 편곡과 발라드안의 재지한 코드진행, 피아노, 현, 보컬로만 이루어진 넘버인 [이젠]은 보컬만이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곡 전체에 참여한 연주자들 모두 노래하고 있음을 나타낸 넘버이다. 감성적인 보컬 위주로 시작하다 간주에서 박력있게 이어지는 스트링과 피아노가 감정을 표출하여 연주하는 진행방식은 듣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전달할 것이다.
80년대 복고 리듬을 연상케 하는 [Kick Ass Song]는 단순한 펑키 리듬이 아닌 브라스 밴드를 비롯한 온갖 악기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며 만들어낸 펑키 리듬은 뉴욕식 음악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에반표 음악은 듣는 즉시 음악에 동요된다는 점이다. [Kick Ass Song]는 그야말로 플레이와 동시에 듣는 이들의 몸을 가만 놔두지 않는 넘버다.
인상적인 기타 소리로 시작되는 [손끝이 아픈 이유]는 가장 모던한 느낌의 발라드 곡이다. 감미로운 미들템포에 힘을 뺀듯한 보이스, 시적인 가사로 듣는 이들의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어 그들의 마음속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새벽녘의 상황을 느끼게 하는 넘버인 [I Still Cry]는 에반의 때뭍지 않은 찰랑거리는 목소리, 거기에 튀지 않고 전체적인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드럼, 듣는 이들의 기억 속에 각인되는 반복적인 멜로디로 타이틀 곡과 함께 동반 인기를 얻기에 충분한 뛰어난 작품이다.
세련됨이 돋보이는 블루스 넘버인 [still got the blues]는 R&B 곡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진행을 닮고 있다. 또한 가삿말에서 나타나듯이 아직 과거에 얽매여 어떠한 작은 것에도 떠나간 그녀를 느끼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다. 요즘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네오소울 같은 예전의 느낌을 현대화시켜 표현하는 복고풍 곡들이 많이 각광받고 있는데, 클래식함과 모덤함을 잘 조화시킨 에반의 색깔을 담고 있는 곡이다.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듬위에 얹혀진 몽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사운드들이 우수 어린 에반의 목소리를 감싸고 있는 [Love is gone], 리듬에 몸을 맡기고, 멜로디에 취해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는 [Taxi Driver] 등 수록곡들 하나하나가 에반의 소모적인 히트곡만으로 가득한 앨범이 아니라 오랫동안 듣는 이들의 플레이어를 떠나지 않게 하는 장점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에반의 2집 [Pain Relierer]에는 기대하지 않은 트랙에 숨겨진 보석을 만나게 된다. 5번 트랙 [왜?]가 바로 그것이다. 이 곡은 섹스폰과 드럼, 베이스, 피아노, 기타의 악기들과 코러스가 어울어져 여느 다른 가요와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악기들은 보컬을 서포트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반에 이 곡은 보컬을 빼도 하나의 연주곡으로 충분한 곡이기도 하다. 또한 이 곡은 듣는 이들의 예상을 뒤엎는 리듬의 진행과 편곡, 짧으면서도 반복적인 가사, 에반과 코러스의 환상적 호흡으로 뉴욕의 재즈바의 라이브 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을 경험할 것이다.
뮤지션으로서의 성장
에반의 2집 [Pain Reliever]는 듣는이들에게 많은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에반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모든 소리자체에서 안정적이며, 음악에 잘 스며드는 에반의 가창력은 그가 왜 라이브를 고집하는지를 알게 해줄 것이며, 작사, 작곡은 물론 앨범 전체를 기획하는 프로듀서로서로도 참여하여 뮤지션으로서의 성장도 보여주었다.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 최고의 스탭들과 함께 작업하는 음악적 열의와 고집을 보여주었다.
때론 촉촉하면서도 메마르고, 슬프면서도 아름답운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수록곡들은 이번 앨범이 왜’마음이 깃든 음악’인지에 대한 해답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장르에 국한되어 자신을 표현하기 보다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여 에반만의 음악스타일로 변화시키는 것을 즐기는 에반은 그의 음악들을 통해 듣는이들로 하여금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에반은 이번 앨범에 사용되는 모든 악기들의 사운드를 리얼로 표현하였다. 이는 앨범에 담긴 곡을 연주하는 악기 자체도 곡의 감정을 전달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8년 봄 새로운 음반 [Pain Reliever]로 돌아온 에반은 획일화된 가요계에 지친 대중들의 마음에 한편의 따뜻함을 선사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