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슈트라우스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게도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리 친근하지 않은 작품일 것이다.
이 시대 최고 R.슈트라우스 지휘자라고 할 수 있는 자발리쉬와 날로 현란해지는 비르투오조 장영주의 만남은 실로 최고의 컴비네이션일 것이다.
낭만주의 협주곡의 전통을 이어받은 형식으로 진행되는 협주곡에서 본 작품을 들으면서 사실 브루흐나 비에니아프스키의 협주곡을 연상하게 된다.
장영주의 기량은 본 작품의 수준에 비한다면 조금은 아깝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 작품의 모자란 점을 커버하면서 줄곧 청중으로 하여금 본 작품의 흐름을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포컬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은 장영주의 수려한 프레이징요,그 매혹적인 소노리티이다.
2악장에서 보여주는 장영주의 서정적인 연주는 인상 깊다.
한편 자발리쉬는 초반부에 약간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기승전결 흐름 속에서 거시적 안목으로 악상을 정돈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가 만들어내는 R.슈트라우스 음악이 결코 현란하거나 화려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고나 할가.
결론적으로 음악을 줄곧 재미있게 이끌어 나아가는 주인공이 장영주라면 작품의 R.슈트라우스적인 면모를 살려내는 것은 자발리쉬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본 작품의 연주에 있어서 이보다 더 탁월한 콤비는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다.
바이올린 소나타가 오히려 더 비중 있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좀 더 성숙된 R.슈트라우스의 면모가 엿보이는 작품이라고나 할까.
풍부한 반음계,짧지만 화려한 단편적 에피소드의 연속적인 등장,R.슈트라우스 특유의 화음 등은 후에 등장하는 교향시와 오페라 작품에서 만개하는 그의 유니크한 음악적인 스타일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장영주의 기교가 돋보이지만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도 의외였다. 특히 3악장이 인상 깊었다. - 추천 디스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