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코 리의 어린 시절부터 즐겨 들었고 지금도 가끔 라디오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7, 80년대 인기 팝들을 게이코 리 스타일로 연주한다.
게이코 리의 <인 에센스>
특별 게스트로 데이빗 샌본과 랜디 브레커 외에도 평소에 친분이 있던 뉴욕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이번 음반은 각각 연주자들의 개성을 살리고 싶어서 연주자가 하고 싶은 대로 연주하도록 하고 그 연주에 케이코 리가 노래를 맞춰 부르는 방식으로 녹음을 진행했다고 한다. 수록 곡 전곡을 직접 편곡한 그녀는 이번 음반에서 오리지널 곡들의 해석을 더욱 단순하게 선보이고 있다.
음반 해설:
1995년 데뷔 이후 스윙 저널지 독자 투표에서 11년째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뽑히는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로써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케이코 리가 2005년 데뷔 10주년 기념음반인 이 후 2년 만에 스튜디오 음반을 발매했다. 지난 해 살아있는 재즈계의 전설인 행크 존스와 함께한 라이브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던 그녀는 지금까지 베스트와 라이브를 포함하여 총 15장의 음반을 발매하면서 함께 연주해온 연주자들로부터 ‘악기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음악 활동 10년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음반은 그 타이틀도 의미심장한 [In Essence]. 그녀가 이번에 선택한 곡들은 어린 시절부터 즐겨 들었고 지금도 가끔 라디오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7,80년대 인기 팝들이다. 지금까지 여러 음반에서 다양한 스탠다드를 리메이크 했었고 2001년 발표한 퀸의 ‘We will rock you’는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완전히 새로운 곡으로 편곡하여 엄청난 히트를 거두는 등 지금까지도 쟝르에 구분없이 다양한 곡을 소화해냈던 그녀가 이번에 엄선한 곡들은 얼핏 보기에는 상업성을 지향한 스탠더드곡들만으로 구성된 것도 아니고 공통된 연결 고리가 없어 보이는데 케이코 리에게는 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내가 처음으로 산 음반이 코모도스와 스티비 원더의 LP였다. 어린 시절에는 모타운 계열의 팝 음악을 좋아했었는데 나의 어린 시절을 지탱해주었던 곡들을 지금쯤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싶었다. 10년 정도 음악 활동을 한 지금이라면 한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번 음반 녹음을 위해서 뉴욕 행을 감행했다. 특별 게스트로 데이빗 샌본과 랜디 브레커 외에도 평소에 친분이 있던 뉴욕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이번 음반은 각각 연주자들의 개성을 살리고 싶어서 연주자가 하고 싶은 대로 연주하도록 하고 그 연주에 케이코 리가 노래를 맞춰 부르는 방식으로 녹음을 진행했다고 한다. 수록 곡 전곡을 직접 편곡한 그녀는 이번 음반에서 오리지널 곡들의 해석을 더욱 단순하게 선보이고 있다. 곡의 멜로디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원곡이 가진 근원적인 매력을 충실히 살리려고 보컬의 기교를 줄이는 대신 톤 하나하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녹음하였다. 이번 음반에서 그녀는 직접 피아노를 치기도 했는데 보컬에서 느껴지는 원숙미 만큼이나 깊이 있는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이다. 첫 곡인 ‘Ain’t no sunshine’은 빌 위더스와 알 자로의 곡으로 잘려진 곡으로 케이코 리 특유의 저음에 중성적인 보이스 컬러가 곡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으며 Remero Lubambo의 깔끔한 어쿠스틱 기타와 듀엣으로 부른 ‘One hundred ways’는 심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데이빗 샌본과 함께한 ‘You can have me anytime’은 두 사람이 나누는 음악적 교감이 각 소절마다 절절하게 배어있어 발라드 곡의 묘미를 더욱 살려주고 있다.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와 ‘How deep is your love’에서는 그녀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폭넓은 음색의 코러스가 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음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케이코 리가 혼자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은 곡으로 음반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는 곡이다.
오랜 세월 동안 친구로 지내온 이들과 함께 한 작업이어서 그런지 각 연주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음악적 공감대가 듣는 이들에게도 푸근하게 다가오며 더욱 숙성된 깊이 있는 케이코 리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음반은 전체적으로 도시적인 세련미를 흠씬 풍기고 있다. 굳이 복잡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깔을 사용하지 않아도 최고의 디자이너에 의해 만들어진 심플한 검은 색 드레스가 입은 사람을 더욱 돋보이게 하듯이 기본 디자인에 충실한 이번 음반은 지금까지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음반이라고 한다. “시차 때문에 수면부족으로 인한 체력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음악적인 부분은 물론 영어 발음 교정에 이르기까지 어떤 음반보다 많은 노력을 들였다. 지금까지 나의 한계라고 여긴 부분을 넘어설 수 있도록 만든 나의 강한 의지가 담겨진 음반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10월 음반 발매 이후 케이코 리는 일본 최고의 라이브 클럽인 블루 노트와 올해 여름 새롭게 탄생한 새로운 재즈의 명소가 된 라이브 클럽인 빌보드 라이브에서 음반 발매 기념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연말에도 계속해서 빡빡한 공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일본 최고의 보컬리스트라는 명성에 뒤쳐지지 않도록 숨가쁘게 달려온 케이코 리는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인자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그녀에게도 어린 시절 가수를 꿈꾸던 풋풋한 시절이 있었음을 이번 음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옛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어주는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번 음반은 중년들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젊은 세대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갈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새로운 10년을 지탱해줄 원동력이 될 [In Essence]! 케이코 리에게 거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