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예] 6번째 앨범 / 蠱惑(고혹)
지난 1980년대 말부터 90년대초에 이르기까지 박주연과 함께 작사가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바 있는 [지예]가 1998년 이후 근 10년만에 자신의 6번째 앨범이자 디지털 싱글인 [고혹]이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발표했다.
변진섭의 [홀로된다는 것]이 메가히트된 이후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사가로서 자리잡은 지예는 이후 변진섭, 윤상, 이승철,하광훈,강수지,김혜림, 박광현, 지근식, 유정연등 최고의 뮤지션들과 음악적 교류를 나눈 바 있다.
뜻밖에도 [지예]는 MBC 공채 탤런트 출신이며 한때 미인대회로 각광받기도 한 미스롯데 출신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본인의 비쥬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음악에만 전념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한데 그녀는 2003년 윤상, 윤일상등과 함께 원작자권리보호를 위한 신탁행위금지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디지털 음악시대를 예견한 듯한 녹록치 않은 음악인으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주기도 한 바 있다.
예나 다를 바 없이 [지예]의 음악세계는 니힐리즘과 시니컬한 은유의 정신세계로 가득하다. 뜻밖인 것은 이번 디지털싱글의 타이틀격인 [그대가 내리네]는 인디음악계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김민홍이 지예의 노래말에 곡을 붙였다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김민홍의 음악을 접한 그녀가 그야말로 물어물어서 [김민홍]을 찾았고 김민홍역시 그녀에게 경의를 표시하며 기꺼이 곡을 헌사 하였다고 한다. 얼핏 음악적 연결고리나 인간관계나 전혀 이어질 것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음악적 의기투합이 어떤 반응을 얻어낼 지 기대가 앞선다.
뮤지션인 [지예]에게 결례가 될 런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아직도 아름답다. 그리고 ‘수잔베가’를 연상케 하는 특유의 음색과 그녀만의 음악적 감성을 지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디지털싱글 형태로 발표된 곡은 포크 블루스로 분류될만한 톤의 타이틀 곡 [그대가 내리네]를 비롯, 일렉트로니카의 음악적 시도가 번뜩이는 [천국을 꿈꾸는 그대], 그리고 미디움 템포의 멜로디가 금새 친숙함을 느끼게하는 [눈뜨지마] 등 관록과 함께 [지예] 특유의 감성적 예리함이 묻어나는 3곡이다. 앨범 프로듀싱역시 전곡, [지예] 본인이 진행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