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을 논하기에 앞서 잠시 대한민국 힙합 씬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고자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얘기만 나오면 먼저 손사래부터 치고 보는 당신이라면, 이 땅의 힙합 씬이 이렇게 된 책임은 바로 당신에게 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문화에 대한 일말의 책임의식도 없이 한 때의 치기에 휩쓸려 소중한 젊음을 낭비하고 말았던가. '힙합은 자유'라는 명제의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된 여기저기 물이 새고 구멍이 난 가사들은, 대부분 힙합의 본질(?)에 충실하려 작정이라도 한 듯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채 사납고 매서운 얼굴을 하고 있거나, 혹은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텅 빈 껍데기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 근래, 좀 더 구체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