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엠씨 화나 “그날이 오면” (single, Soul Company, 2006)
소울컴퍼니의 Rhyme Monster 화나
랩에 운율을 부여하는 필수 요소인 rhyme(라임)을 문장의 처음부터 끝까지 배치하며 융단 폭격하듯 단어들을 쏟아 붓는 소울컴퍼니의 Super MC 화나. 데뷔 EP인 [Brainstormin']을 비롯, 소울컴퍼니의 각종 컴필레이션 앨범과 STG와의 조인트, 그리고 최근 Jerry.k(제리케이)의 [일갈 EP]에 수록된 신곡 '맹종'에 이르는 행보를 통해 'Rhyme Monster'라는 별명을 얻으며 "한국어 라임의 극단을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2006년 11월 28일, 소울컴퍼니를 통해 싱글 [그날이 오면]을 발표한다.
상상, 그 이상의 유토피아, 그날이 오면
뉴스 앵커가 뉴에라를 쓴 채 음반 소식을 전하고, 문법 시간엔 Rhyme의 구조를 분석하며, 대통령 후보가 클럽에서 랩으로 공약을 하는 세계. 힙합에 미치기 시작할 즈음 한 번씩 해봤을 법한 허황된 상상, 힙합이 온 세상을 지배하는 'Hiphoptopia'의 모습을 이번 화나의 싱글 [그날이 오면]에서 만날 수 있다.
화나는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전매특허인 공격적인 플로우에 체계적이면서도 재기 넘치는 라임들로 이상세계를 짜임새 있게 펼쳐낸다. 그의 타이트한 랩에 귀 기울이다 보면, 머잖아 '망상'에 불과할 것 같던 세계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단단한 받침돌 : The Quiett, DJ Silent & Wegun
화나의 전작 [Brainstormin' EP]에서 화나의 독특한 가사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탄탄한 비트들로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했던 The Quiett(더 콰이엇). 그는 이번 싱글 [그날이 오면]에서 전곡을 프로듀싱하며 메인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로 활약한다.
또한 싱글의 첫 번째 트랙인 ‘성장통’에서 차분히 한국 힙합 씬의 난맥상을 짚는 화나의 랩과 어우러진 완벽한 호흡의 스크래치는, 자신의 데뷔 앨범 [Wheel of Steel]을 통해 신들린 스킬을 보여준 DJ Wegun(웨건)과 소울컴퍼니의 조율자인 실력파 DJ Silent(사일런트)의 작품이다.
한 장의 싱글, 그 이상의 가치
이번 싱글에는 무기력한 '폐인'의 삶을 극도로 세밀한 시각으로 그려냈던 [Brainstormin' EP]의 걸작 '잉여인간'이 원작자인 The Quiett에 의해 재해석되어 수록된다. 이 싱글의 메인 테마인 '그날이 오면' 역시 The Quiett에 의해 기분 좋은 피아노 샘플로 옷을 갈아입고 청자들을 기다린다. 뿐만 아니라, 수록곡들의 Instrumental 버전과 '그날의 오면'의 아카펠라 트랙은 이 싱글의 매력을 한껏 높여 줄 것이다.
아트웍은 이젠 한국 힙합씬에 있어 누구보다도 독보적이며 가장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 한 JNJ Crew가 맡았다. CD의 전면 커버는 힙합의 4대 요소를 하나의 캐릭터로 표현하고 있으며, 최근 Brown Hood의 [Gotham City], Virus의 [Pardon Me? Reissue Edition], 그리고 홍대 놀이터의 그래피티나 Soul Company Show 포스터 등에서 보여준 그 디테일한 센스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이제, 화나의 숨막히는 Rhyme 세례 속에 그날이 오길 즐겁게 기다릴 시간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