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Silent Eye' 공개후 만 3년이 흐른 2006년 가을 드디어 Silent Eye가 두 번째 공식 스튜디오앨범 ‘Hell Hound'와 함께 메틀 필드에 복귀했다.
‘스래쉬 메탈을 기반으로 한 멜로딕 파워메탈’이라는 독특한 슬로건과 함께 노출되었던 3년전 EP앨범은 소위 익스트림 매니아들에게 다양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킨 작품으로 당시 헤비메탈씬은 크래들 오브 필쓰, 딤무 보거등이 이끌던 블랙 메탈, 췰드런 오브 보덤, 아크 에네미, 인 플레임즈, 다크 트랭퀼러티등이 맹활약했던 멜로딕 데쓰메탈, 카니발 콥스, 디어싸이드로 대변되는 미국 중심의 브루털 데쓰 메탈같은 강렬한 음악들이 비약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흐름은 한국의 헤비메틀 씬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익스트림 문화가 아름답게 만개하기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익스트림의 선두주자로 군림하던 Silent Eye가 프론트맨을 교체 하고, 키보드 사운드를 동반한 EP 앨범을 발표했을때 적잖은 매니아들이 이들의 음악적 변화에 강한 의구심을 표현했다.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러한 걱정들이 모두 한낱 기우였지만 당시로선 인터넷 헤비메탈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논쟁거리가 되었던 뜨거운 감자였다.
Silent Eye 음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타리스트 손준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형식(멜로디+파워+스피드)의 헤비메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것은‘한국 익스트림의 대표적인 앨범'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처녀작(Buried Soul In The Castle Wall) 에서도 상당부분 표출했었다.
이러한 음악적인 변화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조성아의 Silent Eye 합류였다.
탁월한 멜로디 감각과 4옥타브를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의 소유자인 조성아의 합류는 손준호가 구상하고 있던 음악적인 방향을 급속도로 진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조성아는 본인의 쇳가루가 섞여있는 보이스(조성아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헤비메탈 보이스)와 어울릴 수 있는 더 강력한 사운드를 원했고, 손준호는 그가 즐겨 사용하는 스래쉬적인 리프와 테크니컬한 플레이와 어울리는 멜로딕한 보컬리스트를 원했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궁합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EP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매니아들 사이에 많은 화제를 만들며 또한 앨범 판매고로 이어졌다.
이렇듯 순항만이 남아있던 밴드는 잦은 멤버변동으로 인한 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럴즈음 드러머 권세호가 Silent Eye에 합류하게 되었다. 본디 권세호는 조성아가 적을 두었던 정통 헤비메틀 밴드 마담 미료’에서 활동했던 드러머로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투베이스를 기반으로한 파워풀하고 명징스러운 연주 실력을 구비한 사람이었다. 권세호는 Silent Eye의 궁극적인 이상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인물로 기존 Silent Eye 음악의 속도감을 몇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우여곡절끝에 공개된 2집 ‘Hell Hound'는 그들 스스로 말하는 진정한 멜로딕 파워 메탈의 진수를 유감없이 노출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멜로딕 파워메탈이란 과연 무엇일까?
폭넓은 음역을 분주하게 넘나들며 스크리밍, 그로울링, 샤우팅, 스크래칭같은 극단의 테크닉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보컬 라인과 묵직한 스래쉬풍의 드라마틱한 기타 리프를 배경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애드립이 수놓아진 기타 연주와 그것을 받쳐주는 묵직한 베이스 라인, 소름끼칠 정도로 날카롭고 강렬하기 그지 없는 드럼 연주가 자유롭게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전무후무한 사운드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스타일은 첫 곡 ‘Golgotha’에서부터 마지막곡 ‘NLL’에 이르기까지 모든 곡에 균일하게 적용 되고 있으며 특히 NLL은 1집에 있던 ‘Land OF Dead’를 리어레인지하여 2집에 수록된 곡으로 1집과 2집의 사운드 변화를 명징스럽게 보여주는 좋은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이 앨범은 주신 프로덕션을 통해서 일본,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지에서 현지 발매될 예정이며 Silent Eye에게는 해외 시장에 정식으로 첫발을 내딛는 실로 의미심장한 작품이기도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