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 말하지 않는다면, 비트겐슈타인부터 이어지는 신해철의 디스코그래피는 실로 처참합니다. 21세기에 들어서서 그가 음악적으로 어필한 적이 있기나 했던 걸까요? 새천년 시대에 그가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이목을 끌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저 과거의 영광에 기댄 채 '마왕'이니 하는 유치한 컨셉과 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지지 유세, 그리고 토론 프로그램에서의 복장문제와 '앙드레 대교주' 같은 가십들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렸을 뿐이었죠. 이제 음악적으로 힘이 다 빠진 것처럼 보이는 신해철의 음악적 행보에서 유이한 미덕이 있다면 저예산 자본으로 양질의 사운드를 얻는 노하우와, '꾸준함' 정도일 것입니다. 그 꾸준함으로 그는 다시 넥스트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하지만 넥스트 해체의 한 원인이었던 '창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