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 찾는 재즈 클럽에서 종종 그런 경험을 하곤 한다. 브라스와 기타의 선율이 너울대고 피아노의 화려한 독주가 끝나면 대개의 경우 어김없이 드럼 솔로가 양념같이 뒤따른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는 드러머의 솔로 파트가, 스네어와 탐을 더블 스트록으로 두드리는 과격한 필인(Fill-in)에서, 하이햇을 띄엄띄엄 건드리는 8비트라든지 16비트라든지의 패턴으로 슬며시 떠오를 때, 비로소 막힌 숨을 토해내듯 그렇게 열광한 것 같다. 관객들의 환호 또한 대체로 그 즈음에 터져 나온다. 말인즉슨 주체하기 힘든 흥이나 격식을 잠시 떠난 창조적인 솔로 플레이도, 결국 일정한 패턴을 놓치지 않는 익숙함이 보장된 상태에서만 ‘즐기는’ 것이 가능하고 그루브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실 그루브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