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verne…
오래된 픽션 작가의 이름에서 밴드명을 따온 4인조 벨기에 출신의 밴드인 쥘베른느(Julverne)는 편집음반을 포함한 총 여섯 장의 음반을 발매하였다.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에릭 사티(Erik Satie)로부터 영향이 거론되며 악기 구성면에서나 연주 스타일에 있어 실내악의 본질에 보다 근접한 음악으로, 그간 챔버록의 범주로 주로 분류되던 이들의 음악은 클래시컬한 실내악이라는 이름과 더 들어맞는 것이 사실이다.
Emballade…
앨범의 성향을 두 단어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바로 유희와 노스탤지어이다. 다시 말해 과거 놀고 즐기기 위한 음악에 대한 회고인 것이다. 이른바 ‘살롱 음악’이라 불리는 스타일의 곡에서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스윙과 스콧 조플린(Scott Joplin)의 랙타임까지, 전편에 흐르는 흐느적거리는 분위기는 그 시대에 이러한 여유로운 유흥곡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킨다. 다시 말해 본작은 20세기 초반 서양 대중 음악에 대한 오마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본 앨범 수록곡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의 의도는 다분히 자신들의 (20세기 초반의 대중음악에 천착한)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금새 파악하게 될 것이다. 파퓰러 뮤직의 뿌리가 되었다고 평가 받는, 20세기 초반 틴 팬 앨리(Tin Pan Alley) 시절 불후의 클래식 팝 넘버들을 주 레퍼토리로 하면서도, 이 곡들을 실내악으로 재탄생 시켜내는 이들의 능력은 그야말로 두 엄지를 치켜 올릴만하다. 딕시랜드 재즈 스타일의 ‘Long lost Mamma’부터, 스윙감 넘치는 듀크 엘링턴의 ‘Caravan’, 랙타임 뮤직의 시작이자 완성인 피아니스트 스콧 조플린의 곡 ‘Solace’ 등의 노래를 실내악으로 편곡해내는 실력 역시 훌륭하지만, 비틀즈가 데카 레이블의 오디션을 볼 때에 연주했다는 무성영화 주제가 ‘Le Sheik’는 단연 이 앨범의 백미이다. 무성영화의 주제가와 스윙 재즈, 랙타임 곡들이 멋들어진 실내악 음악으로 재탄생 되는 것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낯선 듯 익숙한 광경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자, 모두들 준비가 되었는가!
이제 이들이 실내악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최고의 스탠더드 팝 넘버와 함께..
올 겨울은 여러분의 EQ는 Up! Up!!!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