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spass의 두 번째 '무단침범'은 바로 팀 멤버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감대이다. 물론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국내음악, 외국음악 가리지 않고 경청하고 어쩌면 국내아티스트들 보다 외국아티스트나 음악을 더 좋아할 수 도 있다. 또 이들이 써내려 가는 가사에서 가끔 영어나 일본어를 찾아볼 수 도 있다. 하지만 유학생이나 재미교포 혹은 외국문화에 심취해 외국정서를 가지고 힙합음악에 뛰어드는 가수들이 일색인 현 한국힙합씬에 이들은 유래없는 구수한 한국청년들이다. 팀 멤버 Issac Squab(박이삭)는 그의 가사에서 보이듯 비행기 한번 타본 적 없이 정상적으로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혼란스러웠던 교육정책이라던가 정치사정을 모든 이들과 같이 겪고, 지켜봤고 게다가 입시 경쟁속에서 삼수까지 치러 낸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학생이다. 또 다른 멤버 현무(정창화)는 Issac의 고등학교 친구로 역시 정상적으로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디자인 전문학교에 입학, 충실한 학교생활로 졸업을 앞 둔 대학생이다. 사실 이렇게까지 얘기하면 자칫 이들의 음악이 그냥 평범하거나 재미없이 밋밋한 음악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이들의 강점이자 두 번째 Trespassing인 것이다. "저희는 다른 사람들이나 동네친구들과 동떨어진 어떻게 보면 괴리된 신비로운 뮤지션들이 아니에요. 그냥 편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려는 때로는 욕도 많이 하는 옆집형들같은 존재에요." 겸손하면서도 뼈가 있는 이 말이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Trespass의 포인트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급변하는 대세속에서 언제나 혼란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 청소년들, 대학생들에게 음악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조차도 일말의 괴리감없이 아주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 때로는 가려운 곳도 긁어주고, 모두 알고있지만 지나치는 것을 뜬 구름잡는 멋들어진 철학들로 내뱉지 않는 가사. 그렇다고 유치하지 않은, 감동과 공감을 선사해주는 마치 수필같이 살아있는 음악을 만드는 이들이 바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Trespass의 음악이다. '일탈'이라는 한 단어로 단정 짖기엔 너무도 획기적이고 무공무진한 생각들과 리듬으로 무장한 당당한 대한민국 청년 'Issac Squab'와 '현무'.. 앞으로도 이들의 행로를 기대해 보자.
'옆집형들이 들려준 노래' 그 이후..
2004년 인디레이블 '가라사대'에서 나온 그들의 첫번째 결과물 '옆집형들이 들려준 노래'는 발매당시부터 4월 2일자 '굿데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이유는 바로 수록곡중 '쓰레기'라는 노래 때문이었다.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회각층에 비양심적인 사람들을 이들만의 풍자로 실랄하게 비판한 이노래는 결국 17대 국회의원 선거당시 '사회당'의 주제곡으로도 까지 쓰였다. 그 후 매니아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까지 좋은 평가를 받으며 멤버 중 Issac 은 케이블 TV로까지 진출하게 된다. 고교친구 두명의 의기투합이 인디힙합씬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며 불가능하게 보였던 방송까지 진출하게 된 것은 'Trespass' 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넉살과 재치 때문이다. 'MTV in da house'를 거쳐 'MTV 이혁재의 파티왕'의 보조 MC를 맡으며, 그 외 타 방송사들의 쇼프로그램에 심심찮게 패널로 출연한 Issac은 현재까지도 인터넷 라디오 진행자로 그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2005년, 이들은 몸담고 있던 인디힙합레이블과 음악적 견해차이에 의해 결별하게 되었다. 레이블을 지지하던 수많은 팬들과 소속뮤지션들에게 적지않은 충격과 시련을 안겨준 사건이었고, 앞으로의 이들의 행로와 재기(?)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Trespass의 멤버 issac 과 현무는 이에 굴하거나 타격을 전혀 받지 않은 듯 제 3의 객원멤버 'TKO'(휴먼 비트박스) 까지 새롭게 영입하며 음악활동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 결과물이 이번 겨울 우리가 만나게 된 이들의 새로운 맥시-싱글 'PL-TWO'이다.
maxi-single album 'PL-TWO'..다시 새로운 시작.
'100% Trespass표 음악을 만든다.'는 명제 아래 소속사 없이 시작된 요번 싱글 작업은 말그대로 100% trespass가 진행하였다. 기존 레이블의 해체 후 언더그라운드 클럽 공연과 행사, 심지어 방송까지 멈추지 않은 채 오히려 새로운 멤버까지 영입한 Trespass는 한번 더 발칙한(?) '무단침범'을 계획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싱글 앨범을 발매하는 것, 그리고 그 싱글의 모든 작업(녹음, 믹싱, 자켓디자인 등등..)에 오로지 멤버들만이 참여하고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고, 이들 자신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애초에 Underground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의 에너지는 결국 4곡의 신곡을 담은 당당한 결과물로 돌라왔다.
물론 전문 엔지니어 출신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Squear'가 이들의 뜻에 동참하여 녹음, 믹싱, 마스터링에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싱글 제작 중, 평소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던 현존하는 최고의 명문 인디힙합레이블 '한량사' 또한 이들의 음악적 역량과 가치를 높게 사 Trespass의 도움 요청을 받아들여 완성도에 힘을 실어주었다. 다소 무모하게 보였던 세 청년의 음악여정에 동참하여 Trespass가 가진 에너지 증폭에 도움을 주었지만, 역시 어떠한 거품이나 기름기를 추가하지는 않았다. 앨범 자켓은 디자인과 출신인 현무가 도맡아 하였으며, 셋의 이미지가 적절히 조합된 표지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