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시 따스하게 품은 깊어진 윤선애!_김정환(시인)
윤선애. 1987년 `윤선애 노래`는 가투와 집회 현장의 전위이자 보루로서 눈물 젖는 감동의 청량제였고 햇빛 쨍쨍함을 그대로 닮은 아름다움의 모뉴멘탈리티였다. 물론 세월은 흐르고 윤선애도 나이를 먹는다. 아름다움이 나이를 먹고 서늘하게 깊어지면서 깊어짐 속으로 세상을 다시 따스하게 품는다. `가수 윤선애`가, 아름다움과 생애, 그리고 일상이 중첩되는 예술의 모뉴멘탈리티가 그렇게 생겨나, 우뚝 솟지 않고 대중의 삶 속으로 제 몸을 펼친다. 윤선애 노래 음반 `하산`은 반가운 일이며, 다행스러운 일이고, 고마운 일이며, 축하할 일이며 우리 스스로 자축할 일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우리에 대한 헌사!_김창남(성공회대 교수)
그의 목소리는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깊어졌다. 그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울림에서 감출 수 없는 슬픔이 배어나는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80년대 그 거대한 역사의 한 자락 속에 윤선애가 있기 때문일 터이다. 이 음반은 그 기억에 대한 슬프도록 아름다운 헌사이다.
순결함과 정의로운 목소리!_강헌(대중음악 평론가)
윤선애는 불꽃처럼 타올랐던 80년대의 수많은 목소리 중에 순결함과 정의로운 목소리를 동시에 품었던 민중음악계의 유일한 뮤지션이다. 윤선애의 목소리를 그 시대의 정규적인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것은 80년대가 우리에게 주는 아이러니이다. 2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윤선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민중의 섬세한 마음결을 닮은 목소리!_문대현(작곡가)
윤선애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격한 마음은 곧 사라지고 평화만이 가득해진다. 그의 목소리는 80~90년대 우리 시대의 긴박한 투쟁의 현장에 어울리는 게 아니라, 고요한 성당 안에 퍼지는 성가를 닮았다. 민중의 섬세한 마음결을 닮은 윤선애의 목소리는 시대가 흘러도 물리지 않는다. 순하디 순한 그녀의 눈가에도 이제 세월의 잔주름이 늘어가지만, <하산>을 통해 그녀는 여전히 삶에 지쳐 마음이 가난한 이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윤선애 ! 그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울림의 목소리가 돌아오다!
노래운동 <새벽>과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윤선애가 돌아왔다. 88년 노동절 행진, 골리앗 투쟁, 민자당 반대투쟁등의 선봉에 섰던 노래 “새벽, 저 평등의 땅에”를 시작으로 그녀의 목소리는 언제나 힘없는 자들과 함께해 왔다. 윤선애의 목소리는 청량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닿는 곳마다 청년들이 모여들어 정의와 평등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윤선애의 이름은 비단 노동가요를 듣는 사람들만의 것은 아니었다. 당시 공중파 방송들도 윤선애의 가창력과 그녀의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카리스마에 관심을 보였었다. 그만큼 그녀의 목소리는 그 시대를 살았던 모든 이의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선애는 지금까지 개인 앨범을 한번도 발매해 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푸른음반 프로젝트’가 출범한 이후, 푸른 음반 후원자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앨범도 윤선애의 앨범이었다. 지난 10월 8일. 드디어 윤선애의 음반 <하산>이 세상에 빛을 봤다. 그날은 마침 <노래를 찾는 사람들 20주년 공연>이 열리던 날이기도 했다. 이제 주름살이 늘고, 배가 나오기 시작한 그날의 청년들이 이대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앨범을 좀 소개할 요량으로 [풀로엮은집]이 준비해간 300장의 앨범은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매진 되고 말았다.
삶에 대한 성찰과 회한이 교차할 무렵, 윤선애는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그녀는 앨범의 타이틀곡 ‘하산’에서 “삶이 저 아래 사람들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젊은 날을 뜨겁게 보낸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따뜻한 표정이다. 한층 성숙해진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소소한 일상의 깨달음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그것은 또 다른 종류의 혁명일지도 모른다.
윤선애의 목소리와 가창을 부각 시킬 수 있도록 소규모의 악기 편성으로 진행된 음반이다. 첫 곡 ‘기억, 흐르다’는 원래 신곡발표회 모임 ‘새벽의 작은 음악회 Ⅲ(1992년 11월 30일)’ 에서 처음 발표된 후 1993년 2월에 학전 소극장에서 ‘러시아에 관한 명상’의 제목으로 공연됐었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청량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떠나는 그대를 위하여’는 따뜻하고 담담한 클라리넷 음색과 최용만의 가사가 잘 어울린다. 이번 음반에선 유독 클래식 악기와의 접목이 많은데, ‘기억, 흐르다’, ‘이별’에서의 고풍스런 현악합주는 곡의 깊이를 더 해줬다. ‘이별’은 <노찾사>출신의 또 다른 가수 권진원의 앨범에 실렸던 곡이다. 윤선애가 무대에서 한번도 부른 적이 없는 곡이지만, 평소에 너무 좋아하던 곡이라서 이번 앨범에 싣게 되었다. ‘거리’는 슬라브풍 아코디언이 이국적인 슬픔을 자아내는 곡이다. 마지막 타이틀곡 ‘하산’은 앞의 4곡과 달리 처음 발표하는 곡이다. 그녀가 불러온 어떤 곡보다 비장미가 없지만, 그녀가 부른 어떤 곡보다 더 진중한 설득력이 묻어난다. 여기서 이음반의 성격이 소실점을 찾는다. 이 음반은 그저 7080 바람을 타고 추억의 여행을 떠나기 위한 음악이 아니다. <하산>은 성숙해진 시선으로 세상을 포용하고, 더 지혜롭게 세상을 바꿔 나가고자 하는 용기에 대해 말한다. 지금 우리는 윤선애의 음반 <하산>과 함께 새로운 시작 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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