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수이자 깊이있는 여자로 거듭나는 이유있는 진보
* 진정 노래를 잘하는 가수란 무엇인가?
“기교가 좋은 노래를 하기 보다는 내 감정에 충실한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음악은 마음을 움직이는 크나큰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 그동안 박혜경의 이미지는 그랬다. 변화무쌍하고 신비로우며 친근함까지 겸비한 여자가수, 별다른 안티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 가수, 한국적 모던록의 해법을 계속해서 제시하는 선두주자, 예쁜 가사와 섬세한 감정 처리로 여자들이 더욱 좋아하는 언니나 친구 같은 가수...
- 실제로 그녀의 무대는 뮤지컬 주인공처럼 활기찬 모습을, 때로는 모노드라마의 배우처럼 스스로의 감정이입을 보이며 각각의 곡에 맞는 사뭇 다른 캐릭터들을 완벽히 소화해왔다. 160 센치미터가 안되는 작은 체구이지만, 무대에 서면 누구보다 큰 존재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했고, 상황 상황에 맞는 노련한 재치마저 돋보여왔다.
- 2003년 4집 앨범은 박혜경에게 많은 변화의 시점이었다. 이전까지 익숙해져온 ‘요정’의 느낌에서 보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도기 느낌이 강했으며, 그냥 그런 음반 한 장 내는 것이 아닌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가득쓴 아티스트의 작품이었다. 여러 가지 연유들로 하여금 공연을 제외하고는 큰 활동이 없었던 박혜경은 비교적 빨리 앨범 활동을 마무리하며 팬들을 아쉽게 했다.
- 가수에 대한 딜레마에 빠졌던 그녀에게 평소 지인이시던 디자이너 신장경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네가 노래 부르기 싫다고 해서, 너 혼자 그걸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넌 그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니 의도대로 훔쳐왔다. 사람들의 감정을 노래로 웃겼다, 울렸다, 빼앗았다, 채워넣다, 다스렸다 해왔기 때문에 넌 계속하여 그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넌 미친년이 아닌 미친놈이다."
- 결국 도달한 해답은 ‘보다 가수다운 가수로의 길을 가자’라는 것. 그녀의 머릿속에는 과연 노래를 잘하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과 답이 교차했고, 내가 부르는 노래들은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어떠한 가수보다도 철철 넘쳐나는 끼를 휠(Feel)과 감정에 이입하며 박혜경은 새 앨범에 임했다.
* 진정한 가수로 남기 위한 끝없는 고민 "5 5/5"
“평상시엔 너무 작고 여려 동화속에 등장하는 피터팬 혹은 팅커벨 같던 사람이 무대에만 서면 커다란 거인 같이 보여요. 마치 젊은 윤복희 씨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 개그맨 김기수로부터
- 박혜경은 본작의 제목을 “I am Singer”로 하는 것은 어떨까 고민했을 정도로 가수로의 본업에 대해 충실한 앨범이길 바랬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전체적인 보이스의 키를 낮추었다. 팬들 입장에서 보자면 보다 듣기 편하고 따라부르기 쉬워졌으며, 한편으로는 보다 성숙해진 느낌이 강해졌다.
- 이제 그녀도 30대에 접어든 나이. 누구도 흉내못낼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할 시간이 된 것이다. 그간 CF 배경음악으로 인해 밝고 깨끗한 이미지로 인식되어온 그녀의 목소리는 일종의 모던 팝, 가요의 텍스트가 되어 수많은 변종을 낳게 했다. 소위 박혜경류라 불리는 가수가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에 원조의 입장으로서 스스로에게 변신을 구하게 된 것이다.
- 미성이던 목소리를 스스로가 탁한 허스키 보이스로 바꾸었다. 목소리의 깊이를 더 해보겠다는 의도였다. 녹음에 앞서 그녀는 항상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음정이나 박자감이 좋은 가수도 좋겠지만, 곡의 분위기와 가사에 걸맞는 Feel을 잘 살리는 가수야 말로 진짜 가수다.” 여러차례 녹음을 하는동안 박자와 음정이 조금 거칠게 나오더라도 느낌이 더 살아있는 부분을 살려가는 쪽으로 방향을 택했다. 조미료를 쓰지 않은 채 음식 고유의 맛을 지키려는 진정한 요리사의 자세에 비유하는 것은 어떨까?
- 앨범의 후반작업인 마스터링은 스털링 사운드(Stering Sound)가 맡았다. 전세계 최고의 마스터링 스튜디오로 정평이 나있는 스털링은 그간 메탈리카, 에릭 클랩톤 부터 브리트니 스피어스, 제이지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 명인들의 작품에 손대며 수백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배출한 마스터링 스튜디오의 최대 명가. 가격만으로도 기존 스튜디오의 10 여배에 달할 만큼 엄청나다. 결과 역시 꽤 만족스러웠다. 보컬과 연주가 각각 안배를 잘 이루고 있으며, 소리의 파워와 질감 역시 흡족한 수준. 엔지니어를 맡았던 우에 나스타시(UE Nastasi)는 작업후 ‘근래들어 들어보지 못한 신비한 목소리’라고 지켜세우며,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곳에 이 음반을 들려줘도 되겠느냐는 코멘트를 남긴 바 있다.
- 타이틀곡인 ‘서신’의 뮤직비디오 작업 역시 많은 사연이 숨어 있다. 체코 방문 당시 그곳의 다양한 풍경을 담고 싶어 많은 비용을 들여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원하는 만큼의 컨셉과 퀄리티를 뽑아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낌없이 포기하고 박혜경 본인의 자비를 더해 한국에서 새로이 작업을 펼쳤다. 뮤직비디오의 내용에 대해 박혜경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위해 평생 기다리며 노래를 부르는 한 여자의 모습을 담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녀가 기다리는 시간과 대상, 그리고 점점 더 피폐해져만가는 공간은 음악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을 묘사한 것이고, 애기때부터 늙어죽을때까지 노래하는 사람은 자신의 바램을 그린 것이다.
- 본작은 박혜경이 거의 전곡 작사를 맡았으며, 본인과 이상훈, 박지원 등 세명이 공동 프로듀서로 진두지휘한 앨범이다. 현재는 러브홀릭을 이끌고 있는 강현민과 이재학의 참여가 많이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그녀만의 느낌과 요구가 최대한 투영된 그런 앨범이다. 음악 스타일면에서도 과거 ‘안녕’, ‘주문을 걸어’, ‘빨간 운동화’으로 굳어진 그녀의 이미지만을 생각한다면 본작은 전혀 다른 형태의 질감으로 여겨질 것이다. 보다 여유있고, 성숙하며 하지만 남모를 아픔을 갖고 있는 우울함이 앨범 전편에 걸쳐 느껴지는 이미지이다. 이국적인 색체와 약간의 실험들마저 담고 있는 이번 앨범은 앞서 얘기한 가수 박혜경의 모습 뿐 아니라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인 박혜경의 현재를 이해하는 툴(Tool)이 될 것이다.
- 박혜경은 본작을 발표한 자신이 할일들에 대해 새로운 몇가지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는 콘서트. 늘 펼쳐왔던 대형 공연장에서 벗어나 아담한 소극장에서 팬들과 보다 자주 만다고 싶다는 바램이다. 내용적으로도 단순히 노래하고 호응하는 차원이 아닌 다양한 퍼포먼스와 팬들과 즉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만들겠다고 한다. 또한 어쿠스틱 악기로 편곡을 간소화한 언플러그드 형식의 공연 계획도 가지고 있다. 두번째는 자신의 이름을 건 책의 출시. 예전부터 준비해오던 에세이 형식의 책도 집필을 완성할 계획이다. 어려서부터 어려운 환경을 겪은 그녀가 바라본 세상, 가족에 대한 소박하지만 진실한 얘기들을 담아 인간 박혜경을 팬들에게 보다 솔직하게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 1년6개월이라는 꽤 오랜 공백을 깨고 발표하는 음반답게 씩씩한 음반 발매 이벤트도 펼칠 예정이다. 출시된 음반중 일부에 쿠폰을 수록하여, 당첨된 팬이 원하는 이벤트에 박혜경 본인이 직접가서 노래를 부르는 이색적인 팬 서비스가 그 것. 결혼, 기념일, 생일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하겠지만, 그녀는 은근히 결혼 축가를 불렀으면 한다. 솔직히 그 동안 여자가수의 축가는 별로 없지 않았던가. 13번 트랙에 수록된 ‘결혼해!’는 그런 의미로 특별히 만든 축하송이다.
* 서서히 밀려오는 사랑과 슬픔의 흔적, 타이틀곡 4번 트랙 <서신>
“혜경씨 노래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누나, 동생, 엄마, 애기의 입장으로 때때로 변한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특이한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 어느 팬으로부터
- 지난 4집이 박혜경이라는 한 아티스트의 독자적인 음악적 방향과 스타일을 확립하는 시간이었다면 본작은 자신을 보다 심화하는 공간으로 유효하다. 예전만큼 톡톡 튀거나 발랄한 기운은 덜 하지만, 앨범을 감상한 후 밀려드는 심상들의 깊이는 훨씬 배가되었다. 그는 본작을 통해 진정한 프로듀서로, 진정한 가수로, 진정한 여자로 만들어져가고 있다. 흥행이라는 부담과 고정화된 이미지에 대한 짐을 덜어내고 주위를 둘러보니 훨씬 더 큰 세상이 그녀 옆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 앨범 전편에 걸쳐 박혜경은 목소리에 별다른 이펙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어찌보면 드라이한 느낌이 날 수도 있다. 이는 목소리에 담겨있는 원초적인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고 싶었던 박혜경의 계획된 의도였다. 예전에 비해 아기자기 하거나 매끄러운 맛은 좀 덜하지만, 보다 솔직한 살아있는 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 전반적인 앨범의 색깔은 Bittersweet(달콤씁쓸)로 귀결된다. 가사는 아름다운 세상과 사랑의 아픔을 오가며 얘기하는 듯 하지만, 시종일관 이어지는 목소리의 떨림과 다소 우울한 멜로디로 하여금 마음속 어딘가에 애잔한 흔적을 남겨둔다. 어느 노래가사에 나오던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라는 바로 그 느낌.
▶ 트랙 소개
1. 단짝 (작사:박혜경 / 작곡,편곡:김상훈)
내추럴한 편곡이 돋보이는 이지리스닝 넘버. 1번 트랙이라 하기엔 다소 의외의 느낌. 전형적인 포크 계열 모던록의 사운드로 화려한 기교보다는 소박한 연주와 일기를 쓰듯 편하게 전해주는 박혜경의 보컬이 깔끔하게 어울리고 있다. ‘나의 친구로 언제나 셋이 함께...’ 가사가 담고 있는 비밀스런 비유가 여러 상상을 갖게 만든다.
2. 무지개 (작사:박혜경 / 작곡,편곡:박지원)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앞세운 복고적인 편곡이 돋보이는 곡으로 기존 박혜경 노래에서 만날 수 있던 동화같은 소녀의 심상이 그려져 있다. 여러 차례의 오버 더빙이나 끊어서 녹음한 흔적없이 본인의 Feel에 충실하여 편안한 톤을 유지하고 있는 곡. “내 맘에 너를 입히고 싶어”라는 사랑에 대한 멋진 표현이 귀가를 멤도는 팝 넘버.
3. Beautiful (작사:박혜경 / 작곡,편곡:이상훈)
새로운 사랑에 대한 설레임과 멋쩍인 심정이 담긴 곡으로 과거와는 달리 고음의 창법을 최대한 자제한 약간은 소울풀한 박혜경의 농익은 보컬 스킬이 담겨 있다. 중간에 담긴 나레이션은 귀여운 개그우먼 김다래의 목소리.
4. 서신 (작사:박혜경 / 작곡:河口恭吾(Kawaguchi Kyogo) / 편곡:이상훈)
사랑에 대한 기다림과 서글픈 멜로디가 묘한 조화와 대조를 이루는 타이틀곡으로 ‘와호장룡’, ‘연인’ 같은 회화적인 사극의 타이틀 테마를 떠올리게 할 만큼 선이 살아있다. 단순한 멜로디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여백의 미와 여운은 매우 깊다.
‘서신’은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일찍부터 타이틀곡으로 낙점을 받은 곡. 원곡은 일본의 싱어송 라이터 가와구치 쿄고의 2004년 최대 히트곡 <사쿠라>로 기존 멜로디의 토대아래 새로운 편곡과 가사를 더하였다.
박혜경은 이곡에 얽힌 남다른 추억이 있다. 잠시나마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보내던 그녀는 어느날 일본어 듣기 시험을 보고 있었고, 평가 문제로 나온 이 노래를 우연치 않게 만나면서 밀려드는 감동에 눈물을 평펑 흘렸다고 한다. 급기야는 시험을 보다말고 뛰쳐나가 CD를 구입했고, 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 가와구치 쿄고의 소속사인 워너뮤직재팬에 무작정 찾아갔다고 한다. 워너뮤직재팬의 담당자는 박혜경과 그녀의 히트곡 ‘Rain’을 잘 알고 있었고, 결국 그녀의 진실함이 통하여 사용이 허가된 것이다(전세계적으로 1년도 채 안된 신곡을 리메이크 할 수 있게 허가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참고로 가와구치 쿄고는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젊은 싱어송 라이터. 2004년 ‘사쿠라’의 대히트로 오랜 무명 시절을 끝내고 스타덤에 올랐으며, 일본 레코드 대상 수상과 연말 홍백가합전에 초청 받은 바 있다. 앞으로 박혜경과 가와구치 쿄고는 서로의 콘서트에 출연하며 한일 음악 교류를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하는 등 다각도의 교류를 논의중에 있다. ‘사쿠라’는 동양적인 선율과 드라마틱한 현악이 어우러진 감동의 넘버라는 평가와 함께 얼마전 올해의 작곡상에 선정되기도.
5. 화창한 날 (작사:박혜경,박지원 / 작곡,편곡:박지원)
앨범 전편에 두드러진 Bittersweet의 느낌을 크게 맛볼 수 있는 곡. ‘화창한 날’이라는 제목으로 예상할 수 있는 샤이닝(Shining)한 느낌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새드송. 어느 화창한 날 맞게 된 이별로 인해 더 큰 외로움과 슬픔을 맞게 됐다는 내용.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쉬운 멜로디를 바탕으로 박혜경의 곡 해석력을 최대한 극대화 시켰다. 후반부로 갈수록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듯한 박혜경의 깊은 호소력이 잘 뭍어져있다.
6. 목동(牧童) (작사:박혜경 / 작곡,편곡:하림)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이 이국적인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 곡. 최근 아일리쉬 음악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하림이 작, 편곡을 맡아 마치 70년대 브리티쉬 포크록을 연상케 하는 서정미를 부각시켰다. 수정이나 오버 더빙 없이 One Take 녹음으로 자연스러운 맛을 최대한 살렸다.
7. 31 (작사:박혜경,박지원 / 작곡,편곡:강현민)
1974년생. 한국나이로 31살을 맞은 본인에 대한 자조 섞인 강한 기타 사운드의 곡. 나이를 먹으며 예전과 달라진 자신의 여러모습을 보게 되지만, 스스로가 그러한 고정관념들을 깨야한다고 강하게 되새기는 내용.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작곡자이자 현재는 러브홀릭의 멤버로 활동중인 강현민의 록 음악에 대한 또 다른 취향을 엿볼수 있다.
8. 아네모네 (작사:박혜경,박지원 / 작곡,편곡:이재학)
영국식 모던록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러브홀릭의 멤버 이재학이 80년대 뉴 웨이브 사운드를 착용한 작, 편곡이 담긴 곡. 보컬에 있어서도 다소 몽환적이고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믹싱을 시도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아도니스가 죽을 때 흘린 피에서 생겨난 꽃이라는 아네모네의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
9. 잿빛공주 (작사:박혜경 / 작곡:이준석 / 편곡:이준석,이상훈)
가수로 활동하며 많은 대중들을 만나고, 기쁨을 주지만, 실은 말못할 슬픔과 고민들로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본인의 얘기. 고풍스러운 왈츠 리듬의 편곡, 담담한 어조의 보컬이 만나 한편의 동화를 만들고 있다. 구석방에서 몰래 소리내는 오르골 같은 아름답지만 쓸쓸한 얘기.
10. You + I (작사:박혜경 / 작곡,편곡:이상훈)
다시 소녀로 돌아간 박혜경의 예쁘고 착한 일기. 순수하던 그 시절 느꼈던 사랑에 대한 아련한 설레임과 들뜬 마음이 단아한 어쿠스틱 편곡에 그려져 있다. 클럽 공연을 염두해 두고 만든 곡이라는 후문.
11. 나쁜사람 (작사:강현민 / 작곡,편곡:박지원)
미디움 템포의 정갈한 사운드와 슬픈 사랑에 대한 독백. 박혜경의 매 앨범마다 트레이드 마크처럼 등장하던 그녀의 전형적인 슬픈 발라드이다. 박혜경의 스타일을 가장 잘 이해하는 두명의 뮤지션인 강현민, 박지원이 작사, 작곡을 나누어 작업한 곡.
12. Music is Magic (작사:박혜경 / 작곡:이상훈,우미진 / 편곡:이상훈)
본작을 통해 가장 이질적인 느낌이자 가장 큰 변화가 돋보이는 트랙. 블루지한 보컬, 프로그래밍 사운드, 거기에 게스트 래퍼의 영어 랩까지... 몇 년전 1집 앨범을 발표한 바 있는 후배 록 뮤지션 우미진이 작곡에 참여했다.
13. 결혼해! (작사,작곡,편곡:박지원)
군더더기를 뺀 담백한 구조의 곡으로 박혜경의 큰 조력자인 박지원이 작사, 작곡을 모두 맡은 트랙. 본작을 통해 가장 밝은 느낌의 곡으로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행복한 나날에 대한 산뜻한 상상이 담겨 있다. 마치 드라마 삽입곡과 같은 친숙한 톤의 노래로 앨범을 구입한 행운의 연인들을 위해 불러줄 유쾌한 이벤트 송이기도 하다. 아니면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그녀의 내심 바램이 담긴 희망가일지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