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살아있으면서도 매순간 죽고 있기에. 그리고 이 시간적·물질적 순간은 ‘떨림’으로 옮겨진다. 그런데 이 녀석은 꽤나 까탈을 부리기에 누구의 가슴을 울리는 한편, 때론 간지러움에 머물고 말 때도 있어 고민이 필요한 이 작업은 위태롭다. 그러면 표현 수단은? 글씨에 가장 역동적인 힘을 담아내는 건 날카로운 펜이 아니라 필기구 중에서 가장 연하고 부드러운 붓이다. 그런데 이 붓도 허투루 놀릴 수 없는 필기구. 이러하니 떨림을 섬세한 필기구로 써내려 가듯 표현하여 성공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제대로 되어야, 그때서야 비로소 순간이 영원으로 남겨진다. 공교롭게도 공히 혼성 2인조 시스템으로 아름답고 괜찮은 앨범을 발표한 공통점이 있는 이들만 몇 짚어보면, 푸른새벽이 있고, 카프카(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