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소개
케렌 앤KEREN ANN, 리사 엑달LISA EKDAHL, 앙리 살바도르HENRI SALVADOR의 최근 음악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반드시 필청해야 할 앨범. 빌 에반스, 프랭크 시나트라, 토니 버넷 등의 재즈 아티스트들 음악에서 발견되는 로맨틱함, 세르쥬 갱스부르, 미셀 르그랑, 로랑 불지 등의 아티스트들이 지니고 있는 프렌치 팝의 향기, 브라질 보사노바의 매력적인 리듬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앨범이다. LISA EKDAHL과 함께 부르는 "LA MINUTE DE SILENCE"와 "VOUS"리사 엑달과의 듀엣 버전은 한국반에 특별히 삽입된 보너스 트랙-13번곡, AXELLE RED와 함께 한 "ABECEDAIRE"앨범 6번곡 등의 듀엣곡은 이 앨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로맨틱한 멜로디에 부드러운 음성, 온화한 리듬까지.... 가장 낭만적인 샹송이 바로 여기에 있다. 프랑스 최고의 엔테테이너가 선사하는 아주 특별한 음악 선물.
최고의 코미디언에서 최고의 가수로
코미디언이 자국에서 코믹한 이미지를 버린 후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은 성공 확률이 낮은 도박과도 같다. 이를테면, 가수로 데뷔해서 진지하게 노래 부른다 한들 관객들은 여전히 웃음을 터뜨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코미디언 시절의 이미지를 가지고 온 코믹한 노래들은 대부분 그 생명력이 짧다. 물론, 희생양을 찾고 있던 평론가들한테는 신랄한 혹평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날 코미디언이 스크린에서 진지한 표정을 지어도 관객석에선 그가 출연했던 코미디 프로를 떠올리며 웃음을 터뜨린다. 한마디로 분위기 잡치는 일이다. 텔레비전에서 만담을 늘어 놓는 기타노 다케시가 어느날 진지한 영화를 직접 연출하고 주연하는 것에 대해 일본인들은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기타노 다케시를 먼저 인정해 준 것은 유럽 평단이었다. 문제는 선입견이다. 그래서, 코미디언이 만든 진지한 음악과 영화..등등은 자국민보다 외국인들이 더 제대로 그 작품을 대면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엘리 세문의 경우를 보자. 엘리 세문은 프랑스에선 스크린과 텔레비전 화면을 가리지 않고 자주 등장해 사람들을 재밌게 해주는 존재지만프랑스 최고의 코미디언 중 한 명이다, 프랑스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한국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건 오직 그의 음악이다. 앞서 말한 대로 결국 우린 프랑스 사람들보다는 훨씬 쉽게 엘리 세문의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장난기가 묻어나는 앨범 커버의 사진을 보고 연신 웃음이 나온다면 이 로맨틱한 엘리 세문의 샹송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엘리 세문은 자신의 코믹한 아이콘을 음악 속에 투영시키지 않았다. 단발 성공을 바라고 앨범을 낸다면 과거 크리스마스때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국내 개그맨들의 캐롤 앨범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야 겠지만, 엘리 세문은 자신의 재치를 오직 가사를 쓰는 데 잠시 할애했을 뿐이다. 지금 여러분의 손에 들려져 있는 앨범 "CHANSONS"는 코미디언의 가수 데뷔 앨범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수준 높은 작품들로 꽉 차 있다. 그래서 차라리 엘리 세문을 프랑스 제1의 코미디언의 가수 데뷔 앨범이라고 소개하기 보다는 그저 연륜 있는 프랑스 뮤지션의 역작이라고 소개하고픈 마음이다. 괜한 선입견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살바도르 포, 앙리 살바도르, 케렌 앤
이 앨범을 설명하는데 있어, 혹은 감상하는 데 있어 알아두면 유익한 세 명의 인물이 있다. 살바도르 포SALVADOR POE와 앙리 살바도르HENRI SALVADOR. 그리고 케렌 앤KEREN ANN. 살바도르 포는 이태리 혈통을 갖고 있지만 주로 뉴욕에서 거주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 내는 작곡가 겸 기타 연주자다.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바스켓볼 다이어리"을 위시한 영화와 TV 음악에서 재능을 발휘하던 인물이었지만 깜찍한 목소리를 갖고 있는 스웨덴 여가수 리사 엑달LISA EKDAHL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가수들의 음악도 만들어 내고 있는 재능 있는 신진 작곡가이다. 리사 엑달의 근작 "SINGS SALVADOR POE"에 드러나 있듯 그는 샹송과 보사노바의 정서를 포괄하는, 다정다감하면서도 경쾌한 음악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듯 하다. 그 재능이 다소 갈팡질팡하던 리사 엑달이 비로소 음악적인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리사 엑달이 앙리 살바도르HENRI SALVADOR와 듀엣을 하게 만들었으며, 리사 엑달과 앙리 살바도르의 음악을 좋아했던 엘리 세문의 데뷔 앨범에서 곡을 만들게 된 원인이 되었다.
엘리 세문에게 가사와 음악 양면에서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을 들라면 앙리 살바도르가 제일 먼저 입에서 튀어나올 것이다. 토크쇼나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 외적인 재능마저 인정 받은 앙리 살바도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면에서 엘리 세문과 공통점이 많은 인물이거나, 엘리 세문이 가수로써 닮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다.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열풍 덕택에 노익장을 발휘하고 있는 가수들이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 무렵 연로하신80대 후반의 앙리 살바도르도 기존에 갖고 있던 프랑스와 유럽에서의 높은 지명도에 더해 뒤늦게 범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앨범 "A CHAMBRE AVEC VUE"의 영어 버전 "ROOM WITH A VIEW"에는 바로 리사 엑달이 함께 한 살바도르 포의 작품 "ALL I REALLY WANT IS LOVE"이 실려 있다. 16세부터 노래를 시작한 거물급 아티스트 앙리 살바도르의 만년의 히트작이자 역작 "A CHAMBRE AVEC VUE" 혹은 "ROOM WITH A VIEW" 역시 보사노바와 샹송, 재즈와 팝이 다정하게 동거하고 있는 앨범이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최근 우리에게 광고음악으로 더욱 유명해진 "NOT GOING ANYWHERE"의 주인공 케렌 앤KEREN ANN이 작곡에 깊숙히 참여를 했다. 그러니까 이 세 사람들은 FAMILY TREE와도 같은 화살표들 속에서 어렵지 않게 연결 지어 지는 인물들이다. 만약 이 세 명의 뮤지션 혹은 작곡가를 알고 있다면 엘리 세문의 앨범을 설명하기가 더 쉬워진다. 이들의 이름을 빌어 엘리 세문을 말하는 것이 혹 그의 음악이 누군가를 따라했다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