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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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4:30 | ||||
내 시린 일상의 해진곳을 깁어주던 당신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어 스토브 하나 갖지못한 내청춘의 빈방에 살을 에이는 고독과 추위를 녹여주던 건 당신의 체온이 담긴 편지와 사진 몇 장 봄이 오면 내 당신을 업어주리라 그러나 내 호사한 사랑은 봄이 오기전에 늦가을 마루턱으로 내쫓기고 나는 날마다 조금씩 죽어갔다 당신없이는 단 하루도 죽은 목숨 먹 포도빛 산그늘이 흔들리는 벼룻길을 꽃피고 새울도록 오고 가면서 그렇게 이별을 난 그해 겨울 아, 당신은 이제 낯설은 이름으로 내 아린 기억을 흐르고 당신은 내가 아는 어느 길목에 등불로 서서 내 그리움이 통곡하는 비를 맞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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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3:06 | ||||
내 그리움이 밟고 가는 어드메쯤
너의 반가움이 주막을 열고 한모금 사랑을 데피고 있을때 낯선 여인숙에서 나는 황량한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 이제 살아있는 나머지 세월에 하났ㄱ 하나씨 이별을 떼내고 싶다 사랑한 만큼 버려야 할 것들이 어디 하나 둘 이랴만 우물을 긷던 시린 새벽에도 등불을 내다 걷던 저녁 나절에도 나는 너를 버려야 했다 너의 사랑으로 시작하여 종내는 너의 이별로 끝내야 할 깊이도 헤일수 없는 내 울음의 밑바닥엔 사랑을 흐느끼는 램프가 타고 있다 목숨처럼 매달린 눈물이 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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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10 | ||||
문득, 하늘과 땅 이 넓은 천지간에
나 혼자라는 쓸쓸함이 찾아온다 그런 날이면 바람이 없어도 나는 흔들리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나는 젖는다 가으내도 겨우내도 사람들은 사랑을 했다 마지막 날처럼 사랑을 했다 사랑한다는 건 외로움을 배우는 것 그리고 이별을 준비하는 몸부림 새들이 둥지를 트는 미류나무 언덕길을 지나면 너의 이별과 내 아픈 사랑이 만나는 9월의 포도밭과 겨울의 벤취가 있어 가으내도 겨우내도 나는 사랑을 잃는다 그리운 사람들의 마지막 날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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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3:33 | ||||
그리운 사람이여!
사랑의 가리마를 반듯하게 타 보세요 거기 허옇게 돋아있는 이별의 그루터기가 있습니다 본시 이별은 가깝고 사랑은 멀지만 그래도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아름다움은 차라리 호젓하여 그믐밤에 우는 달처럼 밤의 여울목을 지켜 싱싱한 새 아침의 징검다리를 놓습니다 귀 기울여봐요 당신마음 변경에서 술렁이는 꽃과 나비의 합창 저 눈밭이 싱싱한 겨울 뜨락에도 매화는 꽃을 피웠습니다 이제 진부한 목소리로 사랑을 묻지마세요 고독의 일력표위에 반짝거리는 몇다발의 훈장이 사랑이라고 생각지 마세요 사랑은 새롭게 눈뜨는 자에게 만남의 축복을 내려 준답니다 그리운 사람이여! 그리운 사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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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4:03 | ||||
수만번의 이별이 와도
단 한번의 사랑을 고집하며 못견디게 그리워 해본 사람이 있습니다 살찐 도회 수은등 가로를 걸어 바스라진 낙엽을 밟으며 미치도록 불러본 이름이 있습니다 시그널의 불빛을 따라 훌쩍훌쩍 떠나간 밤열차의 기적소리 사랑에 유배되고 마침내는 그 사랑에 주임을 당한 순정이 있습니다 아홉을 가져가시되, 나머지 하나 사랑만은 안된다고 발버둥치는 울음이 있습니다 눈멀고 귀 멀도록 쌓았다가는 헐어보는 정념의 탑 헐벗은 맹세가 표표히 날리는 플랫폼에 사랑은 사치스럽고 이별은 거추장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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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4:09 | ||||
만남이 쉬워 이별 잦은 이 겨울에
제발 혼자남는 불행일랑은 관두세요 철지난 유행가처럼 그리움이 등을 밀어도 추억에 매달려 엉엉 울지마세요 사랑과 이별의 숨바꼭질속에 어쩌면 나나 당신 몫은 눈감은 술래 영원한 술래인지도 모릅니다 가뭇없는 이 뜬 세상마저 홀연 가슴밖에 있을 때 머어언 나그네길로 외출한 그리움을 손짓해 낯익은 얼굴로 또 다시 홀로 서고나면 불꺼진 님의 창가에 키 낮은 발돋움질로 떨고있는 가여운 청춘을 만난답니다 온전히 지배했던 사랑도 어느날엔 외로움의 두께나 크기를 달리하여 생경한 입맞춤으로 내 언가슴을 깨우기도 하지만 이별의 유역으로 훨훨 날아간 사랑의 푸른 돛배도 끝내는 당신의 언덕에 닿아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제발, 사랑이 울고간 오솔길이며 부두를 혼자 찾아와 밤을 젖는 해당화나 말문을 잊은 카나리아가 되지마세요 만남이 쉬워 이별이 잦은 이 겨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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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1:40 | ||||
박하 분 냄새나는 말문을 열고
비둘기 둥지를 치던 곳 거기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아 더운 가슴 눈물나는 이야기로 뜨고 저무는 포구 낯선 배들이 고동을 울리며 닻을 내릴때면 오지랍이 가시내들이 순정을 피웠다 문설주에 까치놀이 지분거리는 주막 막걸리 추렴으로 만선의 바다를 건지는 건장한 사내들의 가슴을 떠올리며 감자꽃 필 무렵 시집가는 꿈도 꿨다 적어도, 남자는 하늘이며 여자는 천둥답이라고 믿는 이 고향 가시내들 포구엔 날마다 낯선 배가 들고 누가 먼저 끌었는지는 모르지만 순정따는 생면부지의 사내들이 정들면 고향이라며 북적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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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4:24 | ||||
눈물처럼 뚝뚝 낙엽지는 밤이면
당신의 그림자를 밟고 넘어진 외로운 내마음을 잡아보려고 이리비틀 저리비틀, 그렇게 견디었습니다. 믿지못할 이 이별 또한 운명이라며 다시는 울지말자 다짐했지만 맨 정신으론 잊지못해 술을 배웠습니다 … 사랑을 버린 당신이 뭘 알아 밤마다 내가 마시는 건 술이 아니라 술보다 더 독한 눈물이었다는 것과 결국 내가 취해 쓰러진 건 죽음보다 더 깊은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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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2:10 | ||||
곤죽이 된 저녁 어스름길에
제 그림자를 밟고오는 못난 사내 하나 있습니다 짝을 잃은 빈집에 홀로 들어와 소리죽여 우는 버림받은 한 사내 있습니다 사랑에서 이별까지 그 멀고도 긴 강을 쉽게쉽게 건너 간 세월을 원마하며 하필이면 왜 바람부는 내가슴에 씨를 던졌는지 지금은 남이 된 민들레라는 여자 오라 오라 늘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이별은 안타까운데 당신이나 나 그 누구도 먼저 저 미로에 갖힌 사랑을 데려오지 못합니다 이별은 사랑의 패배가 아니라 사랑의 한 자락이라고 타일러도 막무가내 당신은 그걸 믿지 못하고 나는 실연의 주름살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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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2:05 | ||||
손잡고 거닐던 꽃밭의 시절을 돌아
우리는 낯설은 얼굴로 칠흑같은 세상에 반딧불로 서서 사랑과 이별을 마주합니다 만남 그 자체가 이별임을 여지껏도 깨닫지 못한채 흐드러지게 핀 도화꽃 봄날의 만남과 능금 떨어지는 가을의 이별을 아파합니다 지금 당신과 내가 찾아야 할 것은 또렷또렷한 아이들의 눈망울과 설레임으로 가득 찬 처녀들의 가슴입니다 어디고 한 이삼일 훌쩍 떠나 잃어버렸던 추억을 만나 빈 가슴을 채워야 할 때입니다 그러면 거기 나와 당신의 귀가를 마중나오는 작은 역이 있을겝니다 서로의 가난까지 사랑하고, 결점까지 사랑하고 서로의 절망까지 사랑하는 또 다른 당신의 마음을 챙겨 올 수가 있을겝니다 사랑도 눈물이요 이별도 눈물이라 언제나 흥건한 당신과 나의 꿈자리에 잊었던 목소리를 찾아내고 멀어진 그리움을 불러와 이별까지도 완전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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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3:45 | ||||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얼굴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거리로 내 그리움의 지천에 흩어져 피는 꽃 채송화니 봉선화의 가녀린 홑잎을 하고 레코드 한장 못낸 무명가수의 울음으로 네 이별의 마디마디 맺혀있다가 순정한 내 가슴에 석탄 백탄이 되는 꽃 내가 사랑한 서울 어느 변두리에다 분바른 청춘을 풀어놓고 사랑의 왈츠를 추다가 부은 얼굴이 되어 이별의 부르스로 넘어지던 꽃 단물나는 향내와 몸짓도 한때 무더기로 피었다 무더기로 지는 너의 사랑과 이별을 위해 나는 운다 섹스폰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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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 4:03 | ||||
내 청춘의 가지끝에 나부끼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바람이 할퀴고 간 사막처럼 침묵하는 내 가슴에 낡은 거문고 줄 같은 그대 그리움이 오늘도 이별의 옷자락에 얼룩지는데 애정의 그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사람아 때없이 몰려오는 이별을 이렇듯 앞에 놓고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를 안을 수 있나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 사랑을 내것이라 할 수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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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3:58 | ||||
그대 사랑이 내 여정의 유일한 차표입니다
그대 가슴이 내 사랑의 마지막 종점입니다 사랑은 오직 사랑에 의해서만이 해방되고 자유로와 진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당신의 눈길이 닿아 깨어나는 아침이면 당신의 호사한 하루를 위해 나는 기꺼이 종이 됩니다 금빛 햇살이 재잘되는 오후가 되면 나는 부끄러움을 풀어놓고 적나라 해집니다 당신이 제비꽃이면 나도 제비꽃 당신이 물망초면 나도 물망초 이윽고 밤이 오면 당신이 준비한 장미의 축배를 들고 샹들리에 불을 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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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 3:38 | ||||
유예된 네 사랑의 시간 그 아득한 곳에서
내 이별은 또 다른 얼굴로 깨어나 너를 새롭게 만난다 종을 치는 교회당 언덕 너머 답없는 너의 메아리가 새벽 바람으로 와락 안겨드는 내 영혼의 창가 아직도 너를 위해 켜놓은 등불은 심지를 돋우고 나는 외로움의 매듭을 풀어 뜨개질 한다 펑펑 눈이 붓도록 울고 나면 내 너를 잊을까 이별의 굴레를 쓰고 사막이건 불바다건 어디든 꾸역꾸역 사랑의 봇짐을 내려야 할 숙명의 나귀 사랑할 줄 아는 사랑을 껴안고 품어주는대로 안기고 싶은 내 이별의 막바지에 거품을 물고 나자빠진 너도 나귀가 되어 지치도록 나를 새롭게 만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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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 2:23 | ||||
흑산도 보다 더 외로운 섬이 되어
이어도 보다 더 아슬한 섬이 되어 세상이란 바다에 떠도는 너와 내가 서로의 가슴에 등대로 서서 사랑을 만난다 잊지 말자고 잊지 말자고 이름을 부르며 서로의 가슴에 눈물로 고여 이별을 만난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슬픈 것은 또 슬픈대로 이마를 마주한 허구한 날에 바람이며 구름으로 흩날리는 우리네 풍진 세상 바람부는 날도 눈오는 날도 너와 나는 하나씩 별이 되고 그 별을 먹는 파란 바다가 되고 질펀한 갯벌에 드러눕는 한웅큼의 소금이 되어 싱거운 목숨을 절이며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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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 4:30 | ||||
되돌아 갈 수 없을만큼 멀리 떠나와
건널 수 없는 강을 바라봅니다 그리움과 눈물과 회한이 뒤범벅이 되어 바스라진 모래톱에 그래도 못다한 사랑이란 말이 옆으로 혹은 거꾸로 쓰여 있습니다 … 마른 나의 가슴팍에 젖은 너의 눈매가 파편지던 날 지금은 잠이 든 해협 그 추억의 모래밭에 아우성치는 너의 발자욱을 지우며 사는 나는 슬픈 파도가 되었습니다 그 어떤 이별도 사랑의 물결을 다 건너지 못하듯 나의 이별 또한 너의 사랑을 다 건너지 못합니다 너의 눈물을 다 건너지는 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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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 3:43 | ||||
달맞이 꽃의 울음소리를 들어 본적 있습니까
비오는 황토길 쑥꾹새보다 더 소슬한 울음 빛으로 밤마다 목고개를 뒤로 젖히던 꽃 달맞이 꽃이 서러운 밤이면 잔뜩 웅크린 도회지 한복판 철둑길로 황사 바람이 불어옵니다 황사 바람이 흔드는 창가에는 미완성 그림이 오열하는 이젤 하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건녀편 마로니에 찻집 구석진 자리에도 달맞이 꽃이 있습니다 낡은 턴 테이블에 얹혀 가물대는 음악 그 음악에 매몰된 추억의 그림자를 깔고 앉아 소리죽여 울다가 돌아가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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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 2:35 | ||||
그대 버리고 간 과거속에 멍하니 앉아
더러 잊었던 그대를 만나고 나면 네 그리운 날의 갈피마다 구겨지는 외마디소리… 그것은 이별의 소나타 워우워우ㅡ 바람에 실려 온종일 그렇게 바람에 실려 울어대며 혼자는 외로운 겨울이 온다 안녕! 동굴보다 더 어두운 이별이여 안녕 이제 내가슴에 속삭이는 그대 모닥불을 ㄲ야 할 때가 왔나니 빛바랜 추억이여 낙엽의 연기여 호사하 나의 눈물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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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 3:51 | ||||
미련하게 내 서른 두해의 온종일을
데리고 다니던 한 계집이 있습니다 어느날 내 청춘의 한 페이지를 은밀히 접어놓고 끝끝내 묵묵부답인 한 가시나가 있습니다 분꽃이 피는 교정 분꽃가루에 묻어 날아오는 여선생님의 손풍금 소리처럼 내 푸른 가슴을 두드리던 한 소녀가 있습니다 사랑은 혼자서도 아름답지만 이별은 혼자서 할 수 없는 것 저 수묵한 플라타너스 언덕을 돌아 이제 앙상한 겨울이 옵니다 영원히 내인생의 전부는 당신이 장난이라던 볼멘 나의 메아리가 우수수 떨어지는 들창가 서랍속에는 너를 부르다 목이 쉬어버린 나의 노래가 있고 날마다 구겨지는 편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