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이 리드보컬로 참여했던 밴드 ‘들국화’의 1집은 한국 대중음악 최고의 명반이다.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불멸의 금자탑을 쌓은 들국화는 그러나 채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시들어 버렸다. 수많은 이들의 안타까움 속에서 멤버들은 각자의 음악을 향해 흩어졌고 전인권은 들국화 시절보다 훨씬 로킹한 음악들을 선보이며 들국화에 미련이 남은 이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었다.
허성욱과 함께한 전작 ‘머리에 꽃을’ 앨범에서 그는 자신이 뛰어난 보컬리스트이며 동시에 뛰어난 창작자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흡사 상처 입은 야수가 절규하듯 울부짖는 그의 보컬은 김현식과 함께 1980년대의 치열함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민주화의 열기가 활화산처럼 터져 나오던 시대의 격랑만큼 에너지 들끓는 보컬리스트였던 그는 밴드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