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은 가야금의 열 두 줄을 나타내는 구음(口音) '청흥둥당동징땅지찡칭쫑쨍' 중의 두번째 소리를 말합니다. 실내악단 어울림이 그간 펼쳐온 음악 활동은 작으나마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자부합니다.지난 86년에 결성되어 실내악 연주나 방송연주, 음악회에서의 창작 음악 연주 등 개량악기 활용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며, 우리다운 음악 정서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습니다. 그 결실로 실내악 그룹 활동이 활발해졌고, 대중적 기분의 폭도 더욱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92~95년 신음악 연주회에
국내 유수한 객원 연주자들과 함께 보다 정교한 실내악을 중심으로 음악회를 열어 왔습니다.
한편 고음반(S.P)에 사장되어 있던 옛 음악을 채보, 새롭게 구성하여 연주하기도 하였으면, 그밖에 단출한 실내악 편성으로 전통 악기의 특성을 각각 보여 주었으며, 서양악기와의 앙상블로 새로운 음향도 구사하여 21세기의 세계화 음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간 정기 연주회를 통해 여러분들의 호응이 특별했던 작품과 나름대로 의미 있는 곡만을 선별하여 실황연주 음반을 출반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한결같은 사랑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1. 한주환류 대금 산조에 의한 실내악 / 어울림 구성 (94.11.6 호암 아트홀)
SP음반에 담겼던 한주환(1884~1963)의 대금산조를 임재원이 채보했고 어울림 단원들은 악기간 결합.독주.제주 등을 원곡의 구성에 어울리도록 실내악으로 꾸몄다. 마지막 부분은 한주환 대금산조중의 자진모리 호걸제 부분에 바탕해서 이병욱이 새롭게 작곡해서 마무리를 지었다.
2.가야금 이중주 '당악' (심상건 가야금산조 중에서) / 김해숙.김일륜 구성 (94.11.6 호암 아트홀)
심상건이 남긴 S.P음반은 여럿인데 이 중 휘모리인 당악을 택했다. 가야금 산조에서 휘모리는 대부분 계면조로 시작되나 이 곡은 평조로 밝고 경쾌하게 시작되는 점이 독특하다.
김일륜이 채보했고 김해숙.김일륜이 둘이서 17현 가야금의 이중주로 새롭게 변주시켜 연주한다.
3. 무용극 '환 幻'중에서/백대웅 작곡(94.11.8. 호암 아트홀)
현진건의 소설 무영탑을 각색한 것으로 백제의 석공이 신라에 가서 겪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이다. 국립무용단의 제63회 정기공연에서 연주되었고 , 오늘은 실내악단 어울림의 편성으로 편곡되어 ① 영보의 산상 (山上)기원과 석공들의 춤에서 그리움의 춤까지, ② 꿈속의 2인무 부분을 연주한다.
4. 기선 (基線)/전순희 작곡(95.12.14. 연강홀)
제목이 뜻하는 바는 중심이 되는 기초 선율이라는 뜻이다. 이 곡에서의 중심이 되는 기초 선율은 음 높이의 집합을 같은 요소로 하여 주제를 설정한 것이며 그 주제의 변형 반복이 이 곡의 흐름을 주도한다. 즉 변주의 형태와 흡사하다.
5. 어울림을 위한 '1990'/이병욱 작곡(95.12.14. 연강홀)
1990년 새 아침을 맞이하여 실내악 동인 '어울림'의 화합을 기리며 작곡되었다.
6박과 4박의 연속적인 변박으로 시작되어 가야금, 기타, 대금과의 대화가 4박의 규칙적인 틀 안에서 지속된다. 자진머리로 장단이 바뀌면서는 우리의 전통민요인 밀양아리랑의 가락이 변주되어 이어진다. 시나위적인 특성을 살려 각 악기별로 즉흥연주를 유도하여 절정으로 이끌어간다.
6. 전설/황기병 작곡, 이병욱 편곡(92.3.8. 문예대극장)
아득함이 깃든 황병기작고의 가야금 독주고 '전설'을 어울림의 현악기인 가야금 둘, 기타 둘,
거문고의 편성으로 바꾸어 3·4·5장만 새롭게 연주해 본다.
7. 북청 사자놀이의 퉁소가락에 의한 새 곡/이병욱 작곡 (95.8.18. KBS홀)
아득한 우리 문화의 맥을 이어 가듯, 옛 서역문화의 자취를 전해 주듯, 북청 사자놀이에서만 유일하게 연주되는 퉁소가락의 독특함을 사리면서, 서양관악기 플루트, 크라리넷과 한국 전통악기와의 조화를 모색한 곡이다. 재즈 드러머 김희현의 협연으로 동서음악의 어우러짐을 한껏 발휘한 곡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