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을 비롯한 세 음악장르의 만남, 이런 시도는 본 음반이 최초다. 그간 흘러간 가요를 양악기 트로트 반주에 맞춰 대금으로 연주한다던지, 국악이나 트로트를 재즈로 연주한 경우는 빈번했다. 그러나 이번 음반처럼 국악과 재즈,트로트가 한꺼번에 만나는 일은 전무했다.
그래서 이번 작업은 1960년대 후반 이동기 악단이 한국 민요와 트로트를 재즈화한 것이나 이생강이 1970년대에 흘러간 대중가요를 양악기 트로트 반주에 맞춰 대금으로 연주한 것이나 1980년대 중반 박성연과 Jazz At The Yanus가 한국민요를 재즈로 연주했던 단계에서 벗어나 이 음반에선 그 모두를 아우러서 색다른 세계를 추구했다는 점, 그리고 시도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작업들을 뛰어넘어 여러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본 작품집은 높이 평가된다 하겠다.
그 비결중 하나로는 우선 신관웅의 뛰어난 편곡을 꼽을수 있는데 국악,재즈,트로트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각각의 개성을 모두 살리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룰수 있도록 구성한 점은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그리고 이생강과 Super Trio 개개인의 우수한 연주력 또한 이 작업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있어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한국적인 재즈를 추구하고자 결성된 슈퍼트리오의 탄생취지와 그같은 작업을 위해 그간 노력해온 이들의 국악에 대한 깊은 탐구와 이해도 큰몫을 했다고 본다. 그리고 이생강 또한 두말할 나위없이 이와 유사한 작업들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해온 결실이 바로 이 음반 곳곳에 녹아들었다 할 것이다.
실로 놀랍고도 빛나는 이 음악작업을 위해 적지않은 시간동안 함께 애쓴 이 거장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 작품집은 20세기 후반 한국음악의 한 장을 새롭게 연 의미있는 기록물로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글/노재명(국악기록보존연구소 소장)
음반 내지에 수록된 노재명님의 글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