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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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5:16 | ||||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의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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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3:12 | ||||
봄나들이 노랑나비 개나리 밭에 날아든다
눈 꽃송이 하얀 나비 배추꽃잎에 날아든다 아 왜 날아가는 걸까 메마른 들판을 지나 꽃샘바람 무서워 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얼룩무늬 호랑나비 포도넝쿨에 날아든다 먹구름빛 굴뚝나비 백합꽃잎에 날아든다 아 왜 날아오는 걸까 눅눅한 이 처마 밑에 저 산 너머 먹구름이 소나기 몰고 온단다 아 왜 날아가는 걸까 메마른 들판을 지나 꽃샘바람 무서워 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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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6:15 | ||||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죽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 줄까 봉우리.... 지금은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 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 보는 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 같은 것이 저며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 속에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 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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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3:27 | ||||
가을에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에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매일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다음 보내 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아름다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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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7:44 | ||||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길 어언 삼십 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강산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맛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아라 투사 아들 너희로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꽃피어 만발하고 활짝 개인 그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 내 청춘 다 갔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 검은 얼굴 흰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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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3:30 | ||||
꽃밭 속에 꽃들이 한 송이도 없네 오늘이
그날일까 그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싸움터엔 죄인이 한 사람도 없네 오늘이 그날일까 그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마음속에 그 님이 돌아오질 않네 오늘이 그날일까 그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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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3:43 | ||||
어두운 비 내려오면 처마 밑에 한
아이 울고 서 있네 그 맑은 두 눈에 빗물 고이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세찬 바람 불어 오면 들판에 한 아이 달려 오네 그 더운 가슴에 바람 안으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새하얀 눈 내려 오면 산 위에 한 아이 우뚝 서 있네 그 고운 마음에 노래 울리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그이는 아름다운 사람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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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3:58 | ||||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의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그 놈 살이 썩어들어 가 물도 따라 썩어들어 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깊은 속에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 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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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5:18 | ||||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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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5:54 | ||||
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우리집에 살던
백구 해마다 봄가을이면 귀여운 강아지 낳았지 어느 해에 가을엔가 강아지를 낳다가 가엾은 우리 백구는 그만 쓰러져 버렸지 나하고 아빠 둘이서 백구를 품에 안고 학교 앞에 동물병원에 조심스레 찾아갔었지 무서운 가죽끈에 입을 꽁꽁 묶인 채 슬픈 듯이 나만 빤히 쳐다보니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 하얀 옷의 의사 선생님 아픈 주사 놓으시는데 가엾은 우리 백구는 너무 너무 아팠었나봐 주사를 채 다 맞기 전 문밖으로 달아나 어디 가는 거니 백구는 가는 길도 모르잖아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 학교 문을 지켜 주시는 할아버지한테 달려가 우리 백구 못 봤느냐고 다급하게 물어 봤더니 왠 하얀 개가 와서 쓰다듬어 달라길래 머리털을 쓸어줬더니 저리로 가더구나 토끼장이 있는 뒤뜰엔 아무것도 뵈지 않고 운동장에 노는 아이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줄넘기를 하는 아이 팔방하는 아이들도 백구 어디 있는지 알면 가리켜 주려마 학교 문을 나서려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혼잣말로 하는 말씀이 왠 하얀 개 한마리 길을 건너가려다 커다란 차에 치여서 그만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 백구를 안고 돌아와 뒷동산에 헤매이다가 빨갛게 핀 맨드래미꽃 그 곁에 묻어 주었지 그날 밤엔 꿈을 꿨어 눈이 내리는 꿈을 철 이른 흰무늬 빗속에 소복소복 쌓이던 꿈을 긴 머리에 새하얀 백구 음- 내가 아주 어릴 때 같이 살던 백구는 나만 보면 괜히 "으르렁"하고 심술 부렸지 나나나- 음음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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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3:20 | ||||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닷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눈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눈 앞에 보이는 수많은 모습들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누가 있겠소 눈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