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스타(式) 보사노바 사운드의 시작이자, 유러피안 보사노바의 완성!
차분한 보이스로 이루어진 보석같이 아름다운 노래들!
라몬 레알(Ramon Leal)과 베아트리체 비놋띠(Beatrice Binotti)의 [BOSSANOVA 1999]
UN HOMME ET UNE FEMME
팀 이름이 남성의 이름과 여성의 이름으로 이루어져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소니와 셰어(Sonny & Cher), 마빈 게이와 다이아나 로스(Marvin Gaye & Diana Ross), 캡틴과 테닐(Captain & Tennille), 그리고 철이와 미애 등등 일일이 언급 하는 것이 불필요할 정도인데, 브라질의 보사노바씬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갈 코스타(Gal Costa)와 까에따노 벨로소(Caetano Veloso), 엘리스 레지나(Elis Regina)와 조빔(Antonio Carlos Jobim), 마리아 크레우자(Maria Creuza)와 비니셔스 지 모라에(Vinicius de Moraes), 그리고 아스트럿(Astrud Gilberto)와 호앙 질베르뚜(Joao Gilberto)와 같은 전통적인 보사노바 커플들은 넘쳐난다 하겠다. 재밋는 것은 저 중에 대부분은 비지니스적 관계뿐만 아니라 음악 외적인 관계로 까지 발전된 경우도 종종 있었다는 사실인데, 남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함께 작업을 하게 되면 좀더 정적인 무언가를 발산해 내는 듯 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다. 보사노바씬에서는 현명한 작곡가 겸 연주자와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시스템이 많았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했던 전설적인 조인트들로 넘쳐나게 된 것 같다. 여기에 우리는 한장의 보사노바 앨범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본작 [BOSSANOVA 1999]을 말이다.
RAMON REAL & BEATRICE BINOTTI
라몬 레알은 현재 가장 존경받는 보사노바 아티스트중 하나이다. 50년대 중반에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60년대말에 어린시절을 보내며 자신의 누이에게 기타를 배웠는데, 그는 비틀즈(Beatles)나 비치 보이스(Beech Boys)의 악보들을 해석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7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그는 재즈와 삼바, 그리고 보사노바에 빠져드는데, 결국 그러한 움직임은 삼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그에게 보사노바는 새로운 세계였다는데 위에서 언급했던 질베르뚜나 조빔, 그리고 벨로주와 치코 바로께(Chico Buarque) 등의 대가들과 데오다토(Deodato), 토미 리푸마(Tommy Lipuma)등의 편곡자/프로듀서들의 이름 또한 발견하게 된다. 같은 곡들도 유명 프로듀서와 편곡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원곡보다 훨씬 풍부해지며 감성적이고 효과적으로 변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그는 스페인 최고의 보사노바 연주자/프로듀서가 되는데 기존의 보사노바 클래식을 어떤 식으로 가공하는가에 중점을 두었고 그것은 원곡들과는 또 다른 묘미와 감동을 주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된다. 시에스타에서 꾸준히 자신의 솔로앨범들을 발매하는 동시에 리타 칼립소(Rita Calypso)와 컴필레이션 <여행 삼부작>의 기획과 프로듀싱을 담당하였으며 스페인 보사노바 씬의 최대 걸작중 하나인 자신의 앨범을 발표하게 되면서 그는 전세계를 아울러 가장 중요한 보사노바 프로듀서가 된다.
라몬 레알은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겸 가수인 베아트리체 비놋띠를 아이스크림 카페에서 만났다. 라몬 레알은 베아트리체 비놋띠가 공연하는 것을 보고 그녀의 보이스가 자신의 음악에 적합하다 생각하여 열정적으로 앨범에 참여해 줄 것을 요구했고 라몬 레알의 섬세한 연주와 어레인지에 감동했던 비놋띠는 결국 라몬 레알과 함께 작업하기로 결정한다. 그녀의 보컬은 센티멘탈함과 드라마틱함이 공존하는데, 건조한 듯 차분하면서도 다정한 느낌의 보컬은 2000년대 이후 활동하는 많은 보사노바 스타일의 여가수들의 표본이 되었다. 또한 베아트리체 비놋띠는 훌륭한 영화배우이기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BOSSANOVA 1999
이 음반은 보사노바에 대한 음악적인 여정을 담고 있는데, 보사노바의 가장 탁월하고 로맨틱한 브라질 출신의 송라이터들에게 영향 받았다고 한다. 6,70년 당시의 훌륭한 브라질의 작곡가들은 시에스타 사운드의 영감의 원천이기도 한데, 이러한 시에스타식 보사노바의 시발점이 바로 본작이라 하겠다. 라몬 레알은 [Bossanova 1999]가 축구스타를 제외한 브라질의 좋아하는 모든 부분들을 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몬 레알은 그가 몇 년에 걸쳐 만들었던 본 앨범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는 그라나다의 해안에 머물고 있었던 젊은 시절 무렵에 페페 루이스 야네즈(Pepe Luis Yanez)라는 사람에게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스타일의 음악을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Garota de Ipanema - Girl from Ipanema]가 바로 그 당시 라몬 레알이 처음으로 배웠던 보사노바 곡이었다. 그는 심지어 다른 타입의 음악들에서도 보사노바의 에너지가 넘친 플레이를 찾아낼 수 있었는데, 이것은 어느덧 일종의 버릇처럼 되어버렸다고 한다. 라몬 레알은 자연스럽고 완벽하며 멜로디와 하모니, 그리고 리듬감각이 충실한 목소리를 가진 베아트리체 비놋띠와 함께 작업하게 된다. 라몬 레알은 말하기를 "그녀의 목소리는 우아하며 아름답고, 은총과 카리스마로 넘쳐난다."고 그녀의 보이스를 평가하였다. 마르코스 발(Marcos Valle)의 가장 큰 히트곡이며 가장 유명한 보사노바 곡 중 하나인 [Samba De Verao]로 시작하는 본작은 브라질의 천재 송라이터인 조니 알프(Johnny Alf)의 상큼한 곡인 [Rapaz de bem]과 보사노바의 제왕,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과 또 한명의 거장,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Vinicius de Moraes)가 함께 작곡한 슬픈 느낌의 보사노바 명곡 [Brigas nunca mais]등의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곡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이들의 곡으로 조앙 질베르토의 버전으로도 유명한 보사노바 클래식 [Voce E Eu]의 팝적인 트랙들과, 조빔의 곡으로 간결한 편성으로 슬픈 느낌을 전달하고 있는 [Modinha]를 비롯한 사랑스럽고 아득한 보사노바의 클래식으로 가득하다. 일본에서는 본 앨범에서 몇곡을 빼고 새로운 곡을 추가하여 [Bossanova 2001]이라는 또 다른 타이틀로 발매하기도 했다.
보사노바 무브먼트는 연주 스타일과 발라드의 구조에 있어서 혁신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 또한 풍요롭게 하였는데 본작을 보더라도 비놋띠의 맑은 보컬과 라몬 레알의 섬세한 기타 플레이는 청자의 마음을 느긋하게 진정시켜준다. 일본에서 적혀진 리뷰들을 몇가지 살펴보았는데 그들의 동일한 의견은 본 앨범은 카페의 테라스나 분위기 좋은 장소에서 반드시 플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밝고 재지하며 보사노바 특유의 가슴 시린 정서로 가득한 걸작, [Bossanova 1999]는 당신에게 기쁨과 새로운 호기심을 줄 것같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아름다운 앨범이다.
* 파스텔 문예부 한상철 [불싸조]
* 출처 : 파스텔뮤직 홍보자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