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종이 봉투에 담긴 LP의 커버에는 지저분하고 허름한 바에 앉아 종이에 불을 붙이고 있는 흰 양복의 남자가 있다. 힙노시스 특유의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함`은 이 앨범에서도 빛을 발하는데, 앨범은 남자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12장의 사진을 이용한) 각기 다른 여섯 종류의 커버로 발매가 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악적으로 이전과 판이한 형식과
스타일을 담은 이 앨범은 3년이라는 공백이 밴드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를 드러내준다. 그 동안 대중음악의 흐름은 고전적 의미의 록에서 펑크와 뉴 웨이브, 그리고 디스코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였고 새로운 경향 속에서 레드 제플린 역시 변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들의 변화는 잘 숙성된 와인과 같은 향기로움 또는 달콤함과도 같다. 이 앨범에는 전에 없던 팝의 요소와 그루브한 리듬, 그리고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신서사이저 사운드가 담겨 있다. 첫 곡인 `In The Evening`에서부터 새로운 향기는 짙게 풍겨온다.
로버트 플랜트의 목소리는 이전의 날카롭고 파워풀한 에너지 대신 보다 텁텁하고 기름진 색채로 덮여 있으며 존 보냄의 드럼 연주는 더욱 경쾌한 울림을 이룬다. 밴드는 여러 곡들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보이는데, 라틴음악의 향취가 밴 흥겨운 드럼과 피아노 연주가 펼쳐지는 `Fool In The Rain`(미국 차트 21위 기록)이나 컨트리 스타일의 `Hot Dog`, 성인 취향의 블루스 `I`m Gonna Crawl` 등이 그것이다. 인상적인 키보드 전주와 멋진 멜로디로 전개되는 발라드 `All My Love`도 들을수록 매력이 넘치는 곡이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500만 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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