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
1. |
| 3:43 |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세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
2. |
| 4:37 |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었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
3. |
| 3:31 | ||||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 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여름이었어 나, 그 나무 아래 누워 강물 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가을이었어 나, 그나무에 기대서서 멀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강물에 눈이 오고 있었어 강물은 깊어졌어 한없이 깊어졌어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다시 봄이었어 나, 그나무에 기대 앉아 있었지 그냥, 있었어 |
||||||
4. |
| 3:20 | ||||
보고 싶다.
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에 차고 가득 차면 문득 너를 내 앞에 나타나고 어둠 속에 촛불 켜지듯 너는 내앞에 나와서 웃고 보고 싶었다, 너를 보고 싶었다는 말이 입에 차고 가득 차면 문득 너는 나무 아래서 나를 기다린다 내가 지나는 길목에서 풀잎 되어 햇빛 되어 나를 기다린다. |
||||||
5. |
| 3:16 | ||||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
||||||
6. |
| 6:02 | ||||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우러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 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세상에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자취 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돍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깍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
||||||
7. |
| 2:55 | ||||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
8. |
| 5:31 | ||||
내 고향 칠월은
청포다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픈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렴 |
||||||
9. |
| 3:23 | ||||
하루에도 몇 번씩
서랍을 열 때마다 문득 그리워 지는 내 윤녀의 비밀 서랍 비밀도 없는데 비밀 서랍을 만든것은 누군가 봐주길 바라는 허영심 때문이었을까? 인형의 옷을 해 입힐 색종이와 자투리헝겊 미래의 꿈과 동요가 적힌 공책과 몽당연필이 가득 들어찾던 내 어린시절의 서랍은 어둠조차 설레임으로 빛ㄴ나던 보물 상자였는데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내 서랍 속엔 쓸모없는 낙서와 먼지 내가 만든 근심만 수북히 쌓여있다... |
||||||
10. |
| 3:16 |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에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
11. |
| 3:42 | ||||
기우는 햇살이 술잔에 비춰드네
노래는 떠오르지 않고 서대문 구석 술집에서 나는 취한다 먼지 낀 창 너머 가을이 기웃거리면 나는 못 다 쓴 여름 노래를 덮고 지난해 쓰다만 가을 노래를 펼친다 가을은 이렇듯 술잔에 찾아드네 그들은 골아오지 않고 서대문 구석 술집에서 나는 취한다 먼지 낀 창너머 가을이 기웃거리면 나는 못 다 ㅆ느 여름노래를 덮고 지난해 쓰다만 가을 노래를 펼찬다 |
||||||
Disc 2 | ||||||
1. |
| 4:08 | ||||
소 끌고 아이 하나
소 뜯기러 갑니다 고목에 매미 처럼 작은 아이 늙은 소는 아이가 갈 길을 안고 갑니다 산에 소 놓아두고 아이는 종일 뛰어 놉니다 온 상을 뒤지며 메뚜기랑 억새랑 숨바꼭딜 합니다 소는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소를 못 찾아도 아이는 울지 않습니다 술래만 술래만 계속합니다 해질녁이면 그 소가 천천히 산을 내려 옵니다 고삐를 끌고 와서 아이 노는 곳에 멈추어 섭니다 아이는 저녁 먹으러 소를 따라 내려갑니다 |
||||||
2. |
| 4:54 |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롸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
3. |
| 4:10 | ||||
벌레처럼
낮게 엎드려 살아야지 풀잎만큼의 높이라도 서둘러 내려와야지 벌레처럼 어디서든 한 철만 살다가야지 남을 아파하더라도 나는 아파하지 말아야지 다만 무심해야지 울 일이 있어도 벌레의 울음만큼만 울고 허무해도 벌레만큼만 허무해야지 죽어서는 또 벌레의 껍질처럼 그냥 버려져야지 |
||||||
4. |
| 3:12 | ||||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은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꺼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 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디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
||||||
5. |
| 2:43 | ||||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까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 빚 얘기 약장사 기타 소리에 발장단을 치다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가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
||||||
6. |
| 3:37 | ||||
사랑아 나는 눈이 멀었다
멀어서 비로소 그대가 보인다 그러나 사랑아 나도 죄를 짓고 싶다 바람 몰래 꽃잎 만나고 오듯 참 맑은 시냇물에 봄비 설레듯 |
||||||
7. |
| 3:24 | ||||
난 롯가 물 끓는 소리 오래된 주전자 속에
마른 감잎을 넣으면 가을 하늘과 잘 익은 감이 빛깔이 참 곱다 난롯가 따뜻한 자리 고양이 잠든 그림과 뜨개질 하는 어머니 옛날 이야기 잘 감긴 실이 왠 종일 잘 풀린다 난롯가 책 읽는 소녀 책갈피 넘기는 소리 착한 내 동생이지요 어머니 닮은 고운 마음에 하얀 눈 내린다 |
||||||
8. |
| 3:14 | ||||
혼자 사는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의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익은 당신마음 한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저녁 |
||||||
9. |
| 4:33 | ||||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 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시절에 불던 풀피리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
||||||
10. |
| 5:32 | ||||
작약도 한 송이 없는 작약도에
소녀들이 작약꽃처럼 피어 갈매기 소리 없느 서해에 소녀들은 바다의 갈매기 소녀들의 바다는 진종일 해조음만 가득 찬 소라의 귀 소녀들은 흰 에이프런 귀여운 신부 밥짓기가 서투른채 바다의 부엌은 온통 노랫소리 어느새 섬과 바다와 소녀들은 노을 활활 타는 화산불.. 인천은 밤에 잠들고 소녀들의 눈은 어둠에 반짝이는 별, 별빛 배는 해각에 다가서는데 소녀들의 노래는 Aloha oe 선희랑 민자랑 해무 속에 사라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Aloha oe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안녕 Aloha oe 또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
||||||
11. |
| 2:53 |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아이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