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뮈의 "오해"에서 쟝의 악의 없는 행동이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고 마르타의 열망이 절망을 초래하고 마는 부조리함은 형태를 바꿔가며 존재의 바닥에서 일상의 외피에까지 번져있다. 20년만에 부자가 되어 돌아와 어머니와 누이를 놀래주려 신분을 숨긴 한편, 정체를 넌지시 암시하던 쟝을 어찌 탓할 수 있으며, 황량한 여관에서 바다와 태양을 동경하던 마르타와 어머니의 낯선 여행객 살인이 근친살해가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인간의 의지·의도를 비웃는 어긋남과 비극으로 가득한 이 고통의 시대는 아직도 비의(秘味)를 품은 주술적 치유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번짐' 자체까지는 어쩔 수 없는 노릇. 레이니 선(Raniy Sun)이 '슬픔의 상징적 존재'로 삼았다는 '여성'의 슬픔은 마르타의 비극과도 통한다. 그 결과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