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n의 송라이터이자 프론트맨 제프 그램(Jeff Gramm)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코메리칸' 입니다. 제프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바다 건너 우리들이 보기에 앞으로 한국에서는 그가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코메리칸이라고 불리게 될 것입니다.
텍사스주의 국회의원인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의 이름만 대면 다들 아! 하실 어머니의 사이(세계 인권운동가)에서 태어난 아들인 제프 그램은 일반적인 미국아이들이 그렇듯 어려서부터 기타를 취미로 연주하게 되었고 그는 운명적으로 이 길로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한동안 자신과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지 못해 상심하던 그는 기타 연주에 더욱 몰두하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제프는 시카고의 한 대학에서 그가 그토록 절실히 바라고 원해온 음악동료이자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 중 한사람이 지금까지도 Aden의 베이시스트로 활동중인 덩치 좋은 묵묵한 사나이 프레드 코비(Fred Kobey)이고 다른 한사람은 Aden의 2집 앨범까지 드러머로 활동하였고 지금은 뮤직 저널리스트가 된 조쉬 클레인(Josh Klein)입니다.
지금은 해체한 상태인 얼터너티브/록 밴드 세발론 길츠(Sabalon Glitz)의 크리스 홀스(Chris Holmes)의 적극적인 권유와 도움으로 Aden은 1995년 데뷰 싱글 "Scooby Doo"를 발표하게 됩니다. 이 싱글은 일개 캠퍼스 밴드의 작품으로는 볼 수 없을 만큼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곡으로 대학가에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얼마 후, 같은 시카고 음악 씬에서는 큰 형님처럼 자리잡고 있던 씸(Seam)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당시 씸의 프론트맨 박수영은 자신만의 레이블 'Fortune 4'를 만들어 아시안-아메리칸의 문화에 지대한 관심과 더불어 [Ear Of The Dragon]를 타이틀로 인디 록 컴필레이션 앨범까지 내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혹은 지금까지도) 미국의 인디 씬에서 아시안-아메리칸들의 활동은 음악보다는 하나의 '현상'이나 '트랜드'로 받아들여진 것 또한 사실입니다(그나마 Aden의 경우는 좀 덜하지만요). 그 동안 록음악은 당연히 백인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었고 Aden이나 박수영이 몸담고 있는 Seam의 청중도 주로 백인 청년들이었습니다.
따라서 [Ear Of The Dragon] 순회공연에서 청중의 반응이 결코 호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시아인이 록음악을 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회의적 반응은 하나의 장벽이었고, 그들이 몸담고 있는 사회(아시아계 미국인 사회) 내에서도 냉소를 보내는 이들이 없지 않았구요. 1995년의 '절반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인디 씬 속에서 자신들의 존재에 불안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시안 아메리칸 인디 씬(이른바 AsAm indie scene)'이 단발성 행사로 그친 것은 아닙니다.
어찌 되었건 자연스레 Fortune 4 레이블과 인연을 맺은 Aden은 드디어 1997년 총 13곡이 담긴 셀프 타이틀 앨범을 발표합니다. 이 앨범은 비록 소수이지만 인디 팝/록 팬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NME나 Spin을 비롯한 외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 Aden은 시카고의 수많은 로컬(Local) 밴드 중 하나에서 점차 인터내셔널 로컬(International Local) 밴드로 주목받게 됩니다.
그 후 많은 메이저 레이블의 유혹도 있었지만 Aden은 메이저의 빚을 지지 않고 자신들만의 힘으로 음악을 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인디씬에 남는 어려운 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제프는 Aden 사운드의 핵심인 기타 파트를 좀더 완성시키고 가다듬기 위해 새로운 기타리스트로 케빈 바커(Kevin Barker)를 영입하여 본격적인 4인조 밴드로 다시 출발합니다.
2년후 1999년 Aden은 'Teenbeat'라는 새로운 인디 레이블로 옮겨 그들의 2집 [Black Cow]을 발표합니다. 그때부터 Aden은 마그네틱 필즈(Magnetic Fields)의 서포트 밴드로서 투어를 돌기도 하였고 알루미늄 그룹(Aluminium Group), 버서스(Versus)등 많은 인디 밴드들과의 공연을 통해서 전과 달리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되고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그들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많은 음악팬들 역시 열광적인 반응으로 그들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1년 후 2000년 발표한 3집 앨범이자 가장 최근작인 [Hey 19]은 그 동안 드럼을 맡던 조쉬가 탈퇴하고 드러머가 없는 상태에서의 3인조 밴드로서의 앨범입니다. 하지만 여러 세션 멤버들이 참여해준 이 앨범은 이제 5년이 넘어가는 Aden의 음악적 특징을 더욱 더 깊고 풍부하게 느낄수 있게 해주는 앨범입니다.
<화려함보다는 따스함으로, 거칠기보다는 부드러움으로...>
한없이 편안하면서도 사람을 멜랑꼴리하게 만드는 제프의 여린 목소리와 꼼꼼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울려퍼지는 제프와 케빈의 2대의 기타가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사운드가 이제 곧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 글 : 구세준(Moonrise) & sweetpe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