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이 앨범은 이미 망가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 가깝다.
사랑이든 관계든, 사람은 결국 자기 욕심 때문에 흔들리고,
진심과 위선, 익숙함과 이별 같은 것들이 뒤섞여
무엇이 진짜였는지조차 모호해지는 순간을 지나간다.
살다 보면 믿었던 것들은 허구처럼 보이고,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럽고 우스울 때가 많다.
그럼에도 사람은 또다시 사랑하고, 또다시 실패하고,
그렇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망한현실』은 그 장면들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남겨둔다.
차갑게도, 무심하게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버티다 남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조용히 꺼내놓는 식이다.
익숙함의 따뜻함도 있고,
사소한 일탈도 있고,
바다처럼 품어주다가도 앗아가는 어떤 힘도 있고,
결국 서로의 상처를 끝내 알 수 없는 관계들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흐릿하게 이어져 하나의 현실을 만든다.
결국 이 앨범이 말하는 건 단순하다.
망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망한 채로도 사람은 계속 살아간다는 사실.
그리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모든 일은 또 하나의 추억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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