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 [Christmas Night]
여러분은 캐럴을 언제부터 듣기 시작하시나요? 저는 11월부터 캐럴을 들으면서 한해를 돌아보고 감사와 축하의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이번에 발매하게 된 Christmas Night은 친구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쓰듯이 만든 곡입니다. 마음을 말로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천천히 소화하고 곱씹고 또 곱씹어 다정하게 말을 걸듯이 한 글자 한 글자 한 프레이즈 한 프레이즈 차근차근 노래하고 연주했습니다. 다른 악기 없이 어쿠스틱기타와 목소리만 가지고 편곡했습니다. 음악이 흐르면서 하나씩 쌓이는 기타 연주와 목소리는 하루하루가 쌓이고 눈이 차곡차곡 쌓이는 풍경을 떠올리면서 만들었습니다.
이 곡의 시작하는 부분과 끝부분은 닮아 있습니다. 시작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모습이고, 끝은 혼자 평화로운 밤을 보내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지 함께하고 있다는 믿음 그리고 우리의 일상은 쌓이기도 하고 비워지기도 하는 것처럼 계속 순환한다는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도 그려보았습니다.
가사 속에 ‘춤을 춰’를 노래하는 구간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흔들거리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런 크리스마스 풍경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같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모양의 물건들로 공간을 꾸미고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식탁 앞에 앉으면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더없이 사랑스러워지는 신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곡의 마지막 가사는 아침을 부르며 마무리됩니다. 마냥 오늘을 붙잡아 둘 수는 없으니, 어둠을 잘 보내기 위해 깊고 편안한 잠을 청합니다. 마음 언저리에 묻어있는 불안과 연약함을 마주 보고 다음 날 아침을 직접 맞이하는 강인한 힘을 얻는 크리스마스 날 밤을 음악에 담아 보내드립니다.
차가운 계절에 이 곡을 듣고 계실 모든 분께 여러분만의 신비하고 따뜻한 Christmas Night을 만나길 마음 깊이 바라며.
사랑을 담아 예람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