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Beach Club [Color]
여름에서 가을로, 그리고 가을을 지나 겨울로. 왁자지껄했던 해변의 열기는 어느새 지나간 추억이 되었고, 모두가 떠나간 겨울 바다는 한산함을 넘어 쓸쓸함마저 풍긴다. 그럼에도 우리가 문득 겨울 바다를 찾곤 하는 이유는, 그 무채색의 회색빛 수평선으로부터 전해지는 모종의 위안 때문일 것이다.
2022년 데뷔 이래로 ‘화요일의 바닷가’라는 모호하면서도 구체적인 컨셉과 여유롭고 찰랑거리는 사운드를 통해 으레 ‘여름’이라는 계절을 연상케 했던 Tuesday Beach Club (이하 ‘튜비클’). 그런데 이들의 두 번째 EP [Color]는 앨범 전반의 분위기와 메시지가 어우러져 무더운 여름의 바닷가보다는 가을과 겨울의 적막한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 ‘잃어버린 것들을 향한 아쉬움’에 기반하고 있는 앨범의 정서는 이번 EP가 발매되는 12월, 저물어가는 한 해의 분위기와 맞물린다. 뜨거웠던 계절의 흔적은 그 무엇으로도 완벽히 메울 수 없을 테지만, 다채로운 음악을 통해 텅 빈 마음을 보듬고 새로운 색으로 채워주고자 한다는 [Color]의 기획 의도는 마치 겨울 바다를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이유 모를 따스함을 닮아 있다.
이러한 감상은 특히 일련의 활동을 통해 누적된 노하우를 통해 짜임새 있게 구성된 기승전결의 힘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잔잔한 수면 위에 떨어진 물감 한 방울처럼 순식간에 휘몰아치는 도입부를 거쳐 (1, 2번 트랙) 차분하면서도 아름다운 신스 리프로 분위기를 정돈한 후 (3, 4번 트랙) 서정적인 멜로디로 매듭지어지는 (5번 트랙) 이번 앨범의 흐름에서는 마치 서서히 사그라드는 계절의 흐름이 느껴지는 듯 하다. 앞선 구성으로 쌓아 올려진 감정선을 아우르는 마지막 트랙의 마지막 구절, “흰 눈꽃처럼, 계절처럼 사라지네”는 진한 여운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 바다를 찾는 이’가 바라온 위안이란 아마도, 회색빛 수평선이 내어줄 무채색의 도화지라면 어떠한 모양의 마음이더라도 덧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 그리하여 맞이할 고요한 바다의 가림 없는 마음이 아닐까. 위로의 정서에 기반하여 새로이 칠해진 튜비클의 겨울. 여름에서 가을로, 그리고 가을을 지나 겨울로 이어지는 이들의 바다는 사계절 연중무휴다.
글 / 월로비 (포크라노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