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미연 돋을새김 - 머리 끝에 오는 잠]
아직 21세기가 시작되기 전, 강원도 양양군에서 전해져 온 자장가 중에서 노랫말만 덜렁 남은 게 있어서 노트에 기록해 두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느 할머니가 부르신 것을 누군가 채록한 음원이었다.
머리 잠아 내오니라(내려오너라).
눈에 잠아 내오니라.
귀에 잠도 내오니라.
이 노랫말을 오래 곱씹어 [머리끝에 오는 잠]이 빚어졌다.
살아봐야 알아지는 것들이 있듯이 아이를 낳고 품고 키워봐야 이 노랫말에 담긴 게 무엇인지, 깊고 짙고 푸른 그 실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깃털처럼 가벼운 잠을 달디달게 자고 싶은 게 어찌 ‘아가’뿐이겠는가.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을 일년이면 삼백육십오번을 맞는 모든 이들에게 경기소리꾼 공미연이 불러주는 달디단 자장가 [머리 끝에 오는 잠]은 어떤가?
작사/작곡. 류형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