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도 힘찬 발걸음.
강백수 single, [퇴위]
한 아이의 아빠가 된 가수 강백수는 이제 ‘나’의 덩굴진 마음들보다 다음 세대가 지닌 가지들의 뻗어감에 주목하게 된 듯하다. 거느려 왔던 애정하는 땅을, 손수 다져온 무른 흙과 시간으로 키워낸 숲과 슬프게 피워온 숨을 모두 다음 인류에게 과감히 전해주고자 한다. 여전히 경쾌하고 약간은 설레기까지 하는 리듬에선, 뒤안길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려는 이의 쓸쓸함보다는 아름다운 생을 죄다 물려주려 마음먹은 이가 다음 세대에게 거는 기대감이 묻어난다. 여지없이 단단한 그의 목소리는 후배를 향한 내밀한 속삭임을 한 인간이 인류에게 건네는 선언으로 확장해 낸다.
-성현아 (문학평론가)
익숙한 거리를 거닐다 문득 이제는 더 이상 이 거리가 나와 나의 세대를 위한 영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때는 마치 왕이라도 된 듯 군림하던 이곳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마냥 쓸쓸하거나 슬프지만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세계가 내 삶의 다음 막을 열어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제 미련없이 웅장하고 힘찬 발걸음으로, 다음을 향해 나아갈 겁니다.
-2024년 겨울, 강백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