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 대학교 5학년]
이번으로 5번째를 맞이한 서울대학교 아티스트 자작곡 컴필레이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대학교 5학년]을 소개합니다.
축제 공연 곡이 아닌 공모전 형식으로 곡을 수록한 첫 앨범으로서, 하나의 주제로 포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곡들을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팀이 이 앨범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첫 음원을 선보이는데요,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좋은 출발이 되길 바라며, 노래를 듣는 여러분도 이들의 이야기에 한 번 귀 기울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이상(제작팀장)
1. 피아노에게 - _yeah_zye
'피아노에게'는 평소에 잊고 있었던 것을 처음으로 직시하려는 사람을 위한 곡입니다. 음악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뭔가를 시작하지 못하던 중에 공모전을 보고 처음으로 제대로 작곡한 곡이라 의미가 더 있는 것 같습니다. 피아노의 기본인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주제로 사용했는데, 한편으로는 매일매일 달라지는 것이 없는 반복되는 일상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원하는 것을 향해서 한 걸음씩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중간중간에도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나온 글자들이 여기저기 숨어있으니 한번 찾아보세요!
2. 데이트 - 손효진
좋아하는 사람과 내일 어디서 볼 지 조차 정하지 않았지만, 만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서 나중엔 내적 댄스를 추게 되는 곡입니다.
3. Sail away - UMOSO
영국밴드 two door cinema club의 트렌디한 리프 전개에 영감을 받았고, 그렇다고 너무 힘을 준 곡도, 너무 힘을 뺀 곡도 아니고 그냥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부드러운 funk와 재즈 느낌을 가미했습니다. 곡의 분위기가 그러하듯 밝고 희망찬 느낌도 어두운 느낌도 아닌, 딱히 내가 인생에서 특별히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없지만서도 바다 위에 표류하며 바람이 가는대로 유려하게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곡 제목인 sail away의 어조는 그다지 기운차게 얘기하는 느낌은 아닐 듯 합니다.
4. 당신을 위한 이세계행 트럭이 대기 중입니다 - 엔젤맄버스터즈 (Angelikbusters)
엔젤맄버스터즈는 서브컬처와 메인스트림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하는 밴드입니다. 멤버는 위성철(보컬), 마노(기타), 문세동(기타), 이효석(드럼), 김민혁(베이스), 박태건(키보드)이었고, 게스트로 정규민(기타, 미디, 편곡)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위한 이세계행 트럭이 대기 중입니다]는 이세계와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아님 말고요.
5. 송곳니 - 재털이
송곳니는 직설적인 멜로디로 일종의 저항정신을 담아서 만들어 본 곡입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만연해 있는 부당한 힘의 논리에 의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많은 모습들을 이제는 바꾸어 보자는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쏟아내는 듯한 보컬과 리프들로 이루어진 곡으로 여러분의 어떤 가슴속 답답함을 씻어내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6. 픽션 - Wrenait, Moho, RAiiNI+KID, nggj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괴리'에 대한 내용을 담아보았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다른 점에 괴로워 하는 모든 분들에게 전합니다.
7. 애어른 - 하비로 (Habiro)
큰 꿈을 꾸던 어린아이에서 훌쩍 커버린, 작아져 가는 꿈을 마주한 '어른'들에게.
8. Blue Night - 김미령
보통 때는 눈여겨 보지 않았던, 어색한 모양의 달이 유난히도 예뻐 보이던 어느 늦은 밤.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 가면서까지 바라보았던 아름다운 달, 먼저 잠들어 버린 너와 아직 잠들지 못한 나. 그 밤을 뒤로한 채 잠들어 버리기엔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던 달과 나, 그리고 너와 나. 그런 '우리'가 있었기에 끝내 잠들지 못하고, 창가에 찾아온 달과 함께 써내려간 노래.
9. 창백한 어둠 - 라임스톤
새벽녘에 잠에서 깼는데, 창 틈 사이로 푸른 빛이 들어오더라구요. 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몸을 감싸는게 새삼스레 씁쓸하게 느껴져서 쓰게 된 곡입니다. 항상 그 시간은 그랬을 텐데… 완전히 혼자인 채 남겨져 있었을 텐데… 이미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하며 지나쳐버린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