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감정의 장마를 대하는 태도.
[시계탑이 보이는 커피숍에서 기다릴게]
한 잔의 커피를 주문하고 그 사람을 기다린다. 시계탑이 보이는 광장의 커피숍에서, 한낮의 빛은 천천히 저물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갔고, 시간이 갈수록 나는 초조해졌으며, 감정은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곳의 빛은 어둠을 쫓아내지 않았다. 진한 커피가 물과 만난 것처럼 빛과 어둠은 서로 섞이며 시간과 공간을 아득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었다.
커피를 연거푸 마셨다. 심장은 두근거렸고, 그 원인이 그 사람 때문인지 카페인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저녁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창밖의 불빛이 하나둘 켜질 때쯤에도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할 운명이었나보다. 하지만, 이 두근거림이 무엇 때문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비 내리는 광장에서. 이제 나는 더 이상 초조하지 않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