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상을 정말 사랑하게 되면
내가 잊고 있던 모든 사랑의 느낌이 되살아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영유아기 때의 나에게 모든 것이었던 엄마
엄마 느낌, 엄마 냄새, 엄마 체온, 엄마 품.
아빠가 해주던 웃긴 이야기를 들을 때의 느낌.
여름방학 계곡에서 놀 때 시원하고 신기한 기억.
초등학교 때 친구와 무조건적인 서로의 편이자
모든 것을 공유하는 단짝이 되었던 기억, 그 관계로 인한 재미있고 든든한 기분.
중학교 때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최대로 곤두세웠던 감상의 쾌감.
친구와 헤어졌을 때 마음이 찢어졌던 기억.
고등학교 때 달리는 차 뒷자석에 앉아
노을이 너무 예뻐 울었던 기억.
슬라이(고양이)를 데려오고 경험한
말랑하고 따뜻하고 연약한 느낌, 책임감,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신비로움.
누가 우리 고양이 아프게 하면 그게 누구든 찾아가서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고야 말겠다는 보호본능의 뜨거운 분노.
지금까지 내게 경험되었던
사랑의 다양한 느낌들
내가 사랑하는 그 대상을 볼 때
나는 이 모든 느낌을 다 느낀다
이 모든 느낌이 다 사용된다
이 마음은 너무 크고
그래서 벅차다
그리고 아깝다
조금이라도 놓칠까 아깝고 애탄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감정과 느낌을 다 사용해서
내가 살아온 모든 시간대의 내가 되어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것을 느끼고 싶다
이 사랑은 너무 크고 나는 작기 때문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