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로 진화한 프로듀서 크루
가호가 아닌 KAVE, ‘Venom’
‘KAVE : Kings Always have Veiled Egos’
- 왕들은 항상 감추어진 자아를 가지고 있다
<이태원 클라쓰>의 주제곡 ‘시작’으로 스매시 히트를 기록했던 싱어송라이터 가호(Gaho). 지난 수년간 그의 음악을 소개하며 싱어로서의 매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아마도 그에게는 가수 이면에 또 다른 자아가 있었던 듯하다. 프로듀서로서, 밴드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자아를 펼쳐 보이기 시작한 가호. ‘가호’ 너머 ‘KAVE’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KAVE는 가호(Gaho, 보컬), 지상(Jisang, 기타), 현(Hyun, 키보드), 오너(Ownr, 키보드/DJ), 케키누(Kekinu, 드럼)로 이루어진 밴드다. 록 밴드 편성에 전자음악의 비중을 높인 하이브리드 밴드로 탄탄한 연주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멤버 전원이 프로듀서라는 점이다. 멤버 모두 음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곡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다섯 프로듀서의 역량을 모아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KAVE의 존재와 실력은 이미 가호의 솔로 활동 과정에서 알려져 왔다. 가호의 솔로 앨범들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크레딧에 개개인의 이름이 아닌 ‘KAVE’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기 때문. 가호의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 여러 커버 곡은 수백만의 조회수를 넘기며 가호의 글로벌 팬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프로듀서 크루로서 가호의 음악을 함께 만들고, 동시에 밴드 세션으로서 한 몸처럼 활동했던 KAVE는 역시 프로듀서 역량을 펼쳐 온 가호를 흡수하고 진짜 한 몸이 되었다. 가호가 합류한 KAVE의 행보는 거침없다.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공식 밴드로 선정되었으며, 메이저 록 페스티벌 라인업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제 막 데뷔 싱글을 선보이는 밴드로서는 이례적인 행보이며, 가호에게도 KAVE에게도 큰 시너지를 선사하고 있다.
KAVE의 공식 데뷔 싱글 ‘Venom’은 연이어 발매될 두 장의 EP를 예고한다.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프롤로그의 느낌이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또 다른 자아에 대한 곡으로 팀 이름에 담긴 의미와 맥을 같이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면에 또 다른 인격체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에 저항하는 정신을 ‘Venom’에 비유했다. 라틴 리듬과 아프로비트(afrobeat) 위에 밴드 사운드를 얹어 새로운 감상을 선사하며, K-POP 스타일의 멜로디를 통해 리스너와의 거리감을 없앴다.
프로듀서 크루에서 밴드로 진화한 유니크한 조합, 그리고 새로움으로 가득 채워질 이들의 음악에 놀랄 준비를 마쳤다. (글 / 대중음악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