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뚜루
우리는 행복을 위해 너무 많이 헤맨다. 깊고 넓은 미로 속을 끊임없이 걷는다. 손안에 있는 작은 행복들을 무시한 채.
우리에게 친숙한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나뚜루’. 그 이름의 유래가 되는 단어는 nature(자연)과 tour(여행)이다.
최창순은 어린 시절 나뚜루 아이스크림만 먹어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고 한다. 한때 집 앞 나뚜루 매장의 사장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을 정도라고. 민트초코맛 아이스크림을 파인트 컵에 꾹꾹 담아 하루 만에 다 먹어 치우며 느끼던 그때의 행복은 어떤 맛이었을까. 여행하며 자연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듣고 느꼈던 순수한 행복 또한 어린 시절 나뚜루 민트초코의 맛이었을까. 최창순은 ‘나뚜루’라는 단어에 순수한 행복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본다.
최창순의 청춘 3부작의 첫 번째 곡인 ‘바닐라 스카이’에서 최창순은 20대 끝자락에 선 청춘의 혼란스러움에 공감하고 위로한다. ‘우리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겠지’에서는 결국은 사라질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다. 그리고 3부작의 마침표가 될 곡 ‘나뚜루’는 결국 행복은 대단한 것에서 오기보다는 늘 주변에 아이스크림처럼 있다고 말한다. 위로하고, 함께 고민하고, 그리고 주는 작은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함이랄까.
‘그렇게 닿으면 닿는 대로 그냥 편히 아무 생각하지 말고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야지’ - 나뚜루 가사 중 -
이 곡을 만드는 과정이 최창순에게는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했다고 한다. 그렇게 비로소 건넨 위의 가사 한 줄은 순수하기 그지없다. 커다란 욕망이 채워지지만, 그 뒤에는 더 큰 욕망과 욕심이 따른다. 그러니 더더욱 우리의 오감과 맞닿아있는, 자아의 근처에 사소한 영역을 채우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맑은 하늘, 두 발로 딛는 땅, 선선한 바람, 정갈한 한 끼, 친구들과의 사소한 시간 따위가 진정한 행복이지 않았을까.
인생은 이어진 기다란 선처럼 보인다. 그래서 모든 슬픔과 행복이 이어져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모든 사건은 작은 점이다. 당시에는 모든 영광이나 슬픔이 우리의 인생을 집어삼킬 것처럼 거대해 보이지만 돌이켜 보면 작은 점으로 남아있지 않은가?
최창순은 욕심을 가지고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부정하려는 것보다는, 그렇게 달리다가 힘이 들 때,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필요한 순간 ‘나뚜루’를 들으며 그들이 작은 평화를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Edited by 신소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