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는 동안 힘든 일도 많았고, 두렵고 막막한 순간도 많았다.
그렇지만 잘 견디며 지내왔고, 스스로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고 여겨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른은 문득 깨달았다.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가 웅크리고 있다는 걸.
어른은 좌절했다.
아이였던 그날로부터 실은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것은 참 아픈 일이었다.
어른… 아니 어른이는 그 사실이 너무도 막막했다.
어른이는 그런 자신을 다독이기 위해 자주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누르고 더듬고 때론 쓰다듬으며, 소리 안에 든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피아노에서 울리는 소리는 어른이의 마음을 닮지 못했다.
어른이는 자기의 막막함을 닮은 노래를, 자기의 쓸쓸함을 담은 소리를 찾으려 애를 썼다.
삶을 견디기 위해서였다.
자신을 다독이기 위한 소리, 자신이 듣고 싶은 노래를 향해 가려는 어른이의 몸짓은 그렇게 하나의 흔적으로 남게 되었다.
어른이는 펠트(천)를 댄 따뜻한 피아노, 소프라노 콰이어의 포근함, 바람 소리를 닮은 바이올린과 첼로, 삐그덕거리는 나무와 째깍거리는 시계, 손을 스치는 이불의 감촉과 같은 소리가 좋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들로 아늑한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어른이는 아주 오랜간만에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의 기억이 어른이를 다독인다.
어른이는 엄마의 무릎 위에서 달콤한 꿈을 꾼다.
가슴 아팠던 지난 일들이 떠오르고, 행복하고 따스했던 모습들이 꿈결에 스며든다.
바람 부는 언덕 위에 서서 지난 일들이 강물처럼 떠가는 걸 내려다보니, 어느샌가 마음은 삶의 물줄기를 따라 푸른 바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한참을 고요하고 온전한 꿈에 머물다, 기분좋게 잠에서 깨어난 어른이는 이 음악 안에서 비로소 쉽지 않았던 쉼을 얻었음을 깨달았다.
쉼은 삶을 전보다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도록 도와주었고, 그 자체로도 눈부셨다.
그리고 어른이는 다른 사람들도 이 음악을 통해 자신과 같은 “큰 쉼”을 얻기를 바라며 [어른이를 위한 자장가]라는 이름을 붙였다.
음악명상 그룹 '케렌시아' [어른이를 위한 자장가] 발매
음악명상 프로젝트 케렌시아가 두 번째 앨범 [어른이를 위한 자장가]로 돌아왔다.
이번에 온라인으로 공개되는 다섯 트랙은 [어른이를 위한 자장가]의 색깔을 대표하는 곡들로 고른 것이다.
앨범 타이틀 <숨결로 불러주던 자장가>는 오래 된 가구처럼 편안한 펠트 피아노 소리 위에서, 소프라노가 어머니의 숨결처럼 포근한 보칼리제(vocalise)를 부르는 곡이다.
미공개 트랙들은 순차적으로 온라인에 공개될 예정이며, 케렌시아 오프라인 콘서트에서는 전곡을 감상할 수 있다.
#Special Thanks To
[어른이를 위한 자장가]는 많은 사람들의 손을 빌려 탄생했습니다.
세 작곡가 김용재∙이치훈∙박종화가 같은 마음과 한 뜻을 모아 공을 들이고, 소프라노 이송은∙김송하∙송강이∙조한나가 따뜻한 목소리를 보태어 고결한 화음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권그림의 바이올린과 조재형의 첼로 덕분에 자장가의 고유한 색깔이 더욱 짙어졌고, 엔지니어 김동현의 믹싱/마스터링은 다양한 장면들을 하나의 큰 자장가로 아름답게 엮어 주었습니다.
김병우 작가의 회화로 곡 하나하나 꿈결 같은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이치훈 디렉터의 감각이 더해져 [어른이를 위한 자장가]만의 특별한 음반 디자인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케렌시아의 소중한 사람들, 김나현∙홍성신∙김진하∙이헌국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힘을 보태준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내어주신 그 마음들 덕분에 [어른이를 위한 자장가]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기적같은 인연과 순간들에 가슴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Composed by 김용재
Arranged by 김용재(Track 1, 2, 3, 4, 5, 6, 7, 8, 10), 박종화(Track 9)
Played by
- 1. Intro: Sound Design(김용재)
- 2. 잠들기 전: Piano(김용재)
- 3. 숨결로 불러주던 자장가: Soprano(조한나), Piano(김용재)
- 4. Silent Bridge: Piano(김용재)
- 5. 빛바랜 꿈: Cello(조재형), Piano(김용재)
- 6. 그 기억 따스했던: Violin(권그림), Cello(조재형), Piano(김용재)
- 7. Recollection: Sopranos(김송하, 송강이, 이송은, 조한나), Violin(권그림), Cello(조재형), Piano(김용재)
- 8. 바람이 눈을 감으면: Cello(조재형), Piano(김용재)
- 9. 마음의 바다: Sopranos(김송하, 송강이, 이송은, 조한나), Violin(권그림), Cello(조재형), Piano(김용재)
- 10. Good Morning: Sopranos(김송하, 송강이, 이송은, 조한나), Violin(권그림), Cello(조재형), Piano(김용재)
Mixed by 김동현 in New Authors
Mastered by 김동현 in New Authors
Produced by 김용재 & 이치훈
Artwork by 이치훈
Album Booklet Artwork by 김병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