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셀리셀리느 5집 [시간의 문제]
마침내 가벼운 농담을 하고
웃게되기까지 난 기다릴 거야
마침내 가벼운 마음을 입고
웃게되기까지 난 기다릴 거야
‘거대한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마침내 가벼운 농담을 하고 웃게’ 될까요. 5집에 이르러서 더 가벼워지고 싶어 하는 그를 목격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외팔 소녀’로 대표되는 그의 1집의 관능미를 기억한다면 이번 앨범은 ‘나머지 한 쪽 팔을 내어주고 흔들어 줄 손이 없’었던 그의 에필로그 같습니다. 그는 그 후로도 계속해서 음악을 만들고 잔혹 동화적 상상이 가득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평화를 상징한다는 비둘기의 처절한 독백이랄지, 유령처럼 나를 괴롭히는 나의 다른 자아의 명령이랄지, 밤사이에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할 괴물로 변해버릴 나를 상상하는 사이 나이를 먹어가고, 누군가의 결혼식과 장례식과 갓 태어난 아이를 바라봅니다. ‘아름답고 또 무해한’ 음악 얘기나 하자며, 너스레를 떠는 그는 그 사이 ‘깊고, 끝도 없는 강’을 건너온 듯합니다. 그리고 그 강의 건너편에서 손을 흔드는 과거의 우리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이 모든 순간은 어떤 과정이기도, 결과이기도 하지 않을까, 질문해 보면서요.
- 셀린셀리셀리느 키보디스트 세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