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종이에 물을 쏟은 것처럼
한번 스며들기 시작하면 쉽게 닦아낼 수 없다
오랜 기억일수록
오래도록 스며들어 질감과 모양을 바꿀 것이고
여러 장 중 그 한 장만
특별하게 보일 수도 못나 보일 수도 있고
대부분 그 형태가 바뀌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헌데 바뀌었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그 또한 채워지고 있는 나의 이야기 중 하나이고
나이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스며들었다는 것
오래도록 함께 머물렀다는 것
되돌리려 하지 말고 내버려두자
기억도 마음도 그만큼 오랫동안 진심이었을 테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