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조건도 없이 나를 사랑해 주던 당신을 기억해요.
나는 그 사랑에 기대어 괜히 짜증도 내고 투정도 부렸지요.
나는 이제 영원할 것 같던 당신이 비들 비들 이울어가는 모습을 봐요.
지옥 같던 날들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어둠을 견뎌내고 지금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건 당신 덕분이라고, 전하고 싶었는데.
아득해지는 기억과 희미해지는 추억이 자꾸만 아쉬워져요.
그 아쉽고도 미안한 마음에 눈앞이 자꾸만 흐려져요.
언젠가 당신이 먼저 긴 여행을 떠났을 때의 이야기예요.
혹은 지난 날의 과오를 바로잡고 싶다는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시간의 다리를 건너 당신을 만나러 갈 수만 있다면,
당신이 가르쳐 준 단단한 사랑을 가득 안고 걸음을 재촉해 볼게요.
쑥스럽고 민망하다는 이유로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가방 안에 가득 채워갈게요.
미련했던 지난날의 나를 용서해 주기를 감히 바라보면서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