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 의 [나쁜여자야]
나라가 미투 운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비뚤어진 탐욕들이 낱낱이 까발려지고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그저 일회성으로 넘어가지 않았으면, 그래서 좀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와중에 가초 (가요계의 초 미세먼지 편집자 주)라 불리는 리안이 새 노래 [나쁜 여자야]를 발표했습니다. 물론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보니 나쁜 여자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하필이면 나쁜 남자들의 죄상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이런 제목의 노래라니, 하여간 착한 척 한번 오지고 순진한 척 한번 지립니다.
가사의 내용을 살펴보니, 양다리를 걸친 여자로 인해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 여자가 왜 양다리를 걸치게 되었는지, 그 남자가 왜 매력을 잃게 되었던 건지에 대한 반성과 성찰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여자에 대한 원망과 저주로 가득합니다. 참으로 찌질 합니다.
다행히 음악은 그럭저럭 들어줄 만 합니다. 악기들의 리얼 연주도 좋고, 고급스러움을 높여준 꼼꼼한 후반작업도 좋습니다. 보컬도 제법 절절한 맛이 나는데, 특히나 한재란의 찰 지고도 찰진 피쳐링 멘트는 세상의 모든 찌질 남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힐 것입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리안이 요즘 영상작업에도 재미를 붙였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혹시 조만간 은퇴선언을 하지는 않을지 한 가닥 기대를 품어보게 됩니다. 콜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