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 [식빵]
몇해전,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의 이른바 식빵 움짤이 한창 화제였다. 세계 최고의 배구 스타로 군림하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식빵을 찾는 그녀의 소박한 식성이 전 국민의 공감을 얻었던 것이다. 또한,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두산의 오재원 선수의 별명이 오식빵이라는 것 정도는 다 알고 계실 것이다. 물론 오재원 선수도 시도 때도 없이 식빵을 찾는다. 참으로 검소하고 겸손한 자세다.
이런 스포츠 스타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기저기서 식빵을 외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술집에서도, 클럽에서도, 극장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식빵을 찾는다. 도대체 왜 그렇게 너도 나도 식빵을 찾는 것일까.
식빵은 여러 가지로 참 착하다. 우선 싸다. 그렇기 때문에 식빵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오랜 친구가 되어왔다. 게다가 오래 먹어도 질리는 법이 없다. 이른바 스테디 셀러다. 또한 변신이 자유롭다. 이것저것 잔뜩 얹어서 먹으면 성대한 정찬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식빵의 가치가 하나 더 있으니, 그냥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한 방에 사라진다는... 이 정도면 가히 빵 계의 유재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식빵 덕분에 주린 배를 채우며, 또 스트레스를 날리며 즐거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국민들. 하지만 그렇게 귀한 은혜를 입고도 아직까지 그에 대한 헌정가 하나 없이 살아왔던 무심한 우리 국민들. 개나 돼지들도 은혜를 입으면 어떻게든 은혜를 갚는다고 하는데 하물며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들이 그동안 그렇게 무심했다는 것이 도무지 믿겨지지가 않는다.
그러던 차에 2020년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식빵 헌정가가 나왔다고 해서 화제다. 가슴 한편에 쌓여있던 죄스러운 마음이 이제야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우리 국민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식빵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길이길이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취지의 노래는 가수가 누구든 노래가 어떻든 일단 무조건 공유부터 하고 볼 일이다. 그리고 함께 따라 불러볼 일이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훨훨 날려버릴 일이다. 이렇게 손쉬운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데 가수가 누군지 따위가 뭣이 중허겠는가.
(꽐라)리안 [식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