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변신 OST]
2019년 여름, 흥행에 성공한 영화 “변신”의 OST를 발매한다.
이 영화음악은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령, 악마의 이야기를 다룬 오컬트 영화로, 요즈음 한국에서 많이 다루었던 소재이기도 하다.
음악을 어떻게 만들까? 라는 고민은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시작된다. 그러려면 이전 비슷한 영화의 음악적 특징을 분석하고, 나의 장점과 단점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사탄을 소재로 하기에 쉽게 그레고리안 성가를 떠올릴 수 있었다. 현대 공포영화음악의 특성인 무서운 사운드와 오케스트라를 조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조합을 하느냐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한다. 여기에 우리의 절대 장점이 있다.
소리 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내 음악의 재료이다. 그리고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성의 예술이고, 음악 또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느낀 음악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간다. 짧게는 1초짜리 북소리 하나에서 길게는 1-2분의 음악적 사운드를 다양한 심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 나간다. 이렇게 준비된 수 백개의 사운드 소스를 편집된 영상에 정교하게 붙여나간다. 영상의 전환이나 극적 구조에 필요한 효과가 있을 경우 음악적 구조에 맞게 구성해 나간다. 작은 단위의 클라이막스를 계산에 따라 만들고 영화 전반에 확대해 나간다. 그래도 미처 준비가 안 되거나 촬영 중 바뀐 컨셉의 몇몇 장면만 차후에 따로 만들어 나간다. 이렇게 해서 전체 영화음악이 완성된다.
이는 여러 다른 재료를 한데 모아 표현하고자 하는 형상을 만들어내는 미술기법인 콜라주와 같은 개념이다.
이러한 작곡기법은 2007년의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부터 시작해, 최근에 “간신”, “살인자의 기억법” 등에서 확실하게 효과를 본 방법이다.
음악을 [작곡]한다는 전통적인 개념이 아닌, 또 다른 개념인 [구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래서 음악이 자유롭고, 사운드가 다양하며, 음악적 흐름이 아닌 영상의 호흡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감상의 측면으로 보았을 때, 앞의 몇 곡을 빼고는 음악감상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 음악만 들어도 불안하고 무서운 음악을 듣고 있을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업에 참여한 작곡가와 앞으로 공포음악을 작곡해야 하는 많은 젊은 음악가를 위한 자료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발매를 결심했다.
영화 “변신”의 음악작업에 참여한 씨네노트의 작곡가들에 감사를 전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