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에게
이별은 왜 말도 없이 근처에 맴돌지
호찌가 암에 걸렸다.
수술을 했는데도 길어야 1년 산다고 했다.
병문안을 갔는데 날 보고 일어나려다가 뒤뚱 넘어졌다 너무 슬펐다.
잔뜩 울어서 수의사 선생님이 그냥 휴지를 통으로 가져다주셨다.
사라지고 싶을 때 너만이 날 살아지고 싶게 했는데, 네가 없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집에 오는 길에 호찌를 생각하며 쓴 노래를 들었다.
그때는 호찌가 나보다 일찍 죽는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슬펐는데
막상 죽음이 점점 앞으로 다가온다고 하니까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상상도 안 간다. 슬퍼할 시간은 없는데 슬퍼할 일은 왜 잔뜩인지 모르겠다.
잃어가는 삶을 살고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으면 잃어버릴 일도 없을 텐데, 간간이 보내오는 위로가 그 사이를 메운다.
소망을 담아 부른다.
잘 자 내 사랑 아프지 말고 날이 새도록 함께 있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