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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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4:27 | ||||
한 구비 또 한구비
몇 구비 돌아서면 저 산도 돌아 들어 굽어 보이는 계곡에 눈 서리 바람 맞으며 서있는 나무는 그 큰 봉 언덕두고 거기 내려 서서 구비구비 돌을 도는 물에 마음 씻고 있나 저 산이 해를 삼키고 산 짐승 울음 울면 나그네 지친 발길도 멀어지는 외길에 어스름 달빛 서있는 바위는 깊은 골 계곡 두고 거기 홀로 서서 끊어질 듯 이어지는 길에 슬픔 달래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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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3:14 | ||||
겨울 바람에
잎이랑 열매랑 훨훨 떨쳐 버리고 빈 가지만 남은 겨울 숲 부질없는 가식을 떨쳐 버린 나무들의 진면목 석양에 물든 내몸이 마른 가랑잎을 밟을때 문득 지금 너는 어디쯤 와 있는가 네 목숨 삶을 이끌고 어디쯤 와 있는가 숲을 지나가는 산바람 소리에 한동안 잊고 지내던 속들이 되살아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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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59 | ||||
봄 재촉하는 노란 마음 하나
발걸음 졸라 찾아 온 산 내 마음에 남은 겨울 저 산이 먼저 알고 흰 눈으로 온 산을 덮어 버렸네 무얼 찾는가 한 마리 노루 발자국 눈 위에 외롭고 그 곁에 나는 내 발가국 나란히 남기네 월정사 아득한 향기 내게 다가와 내 마음 아린 끝을 살며시 건드리고 노루귀꽃 하얀 바위 틈에 새순을 내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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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3:30 | ||||
한 여름 짧은 소매 챙겨 추려 넣고
깊숙한 장롱에서 아이들 토독한 쉐타를 꺼낼 때 무심히 비추어진 거울 속으로 문득 외할머니 친정엄니 얼굴 보이네 거울 속에 어느덧 세월 느낄 때 아이들 투닥 거리는 소리 새로워라 때로는 허전하게 때로는 충만하게 인생빛이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가네 어린 시절 아껴 먹던 눈깔사탕처럼 아쉬움 달콤함을 아끼고 싶어라 이제 나는 느끼는가 손에 잡힐 듯 말 듯 이 가을 가을 빛을 때로는 허전하게 때로는 충만하게 인생빛이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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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3:29 | ||||
이 거리를 지날 때
난 고개를 숙이지만 드리워진 내 그림자 밟힐 때 난 이 거리를 미워할 순 없다 길가의 가로수는 언덕 바람이 그리워라 한 잎 두 잎 잎새마다 빛을 잃어 가고 하얗게 여위여 가네 이 도시를 지날 때 내 그림자 지우고 가라 그림자 드리웠던 그 자리 노래 하나 띄우고 가라 오라 돌아오라 언덕은 손짓하고 나는 아직 이 거리에서 머뭇거리네 솜양지꽃 바람 품고 달맞이꽃 별 품는 언덕 오라 돌아오라 언덕은 손짓하고 나는 아직 이 거리에서 머뭇거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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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5:44 | ||||
어둠이 짙을수록 짙어 갈수록
거리의 네온은 현란한 웃음을 짓고 이리저리 밀리는 메마른 낙엽속에 일그러진 내 영혼 함께 뒹구는구나 가던길 멈추고 귀기울이니 바람은 불고 바람따라 풀무치는 소리 으음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어느새 빛나는 수많은 별들이 있었네 초롱하던 두 눈 샛별같던 두 눈 고개 숙인 그 날부터 두 눈에 빛을 잃어 봄이 와도 시린 가슴 노란 세상 담배연기속에 말을 잃어 버렸나 가던길 멈추고 바라보니 바람은 불고 바람따라 작은 민들레 으음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 흰구름이 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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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4:19 | ||||
그래 그래도 그 날은 하늘이 고왔어
그래 그래도 그 날은 아름다웠어 드레스는 없어도 색동옷 입고 움추렸던 두 어깨 활짝 펴고서 변두리 사진관에 사진도 박고 새 날을 꿈꾸며 맹세도 했어 그래 그래도 그 날은 아름다웠어 세월은 흘러도 흘러 갔어도 캄캄한 어두움 끝 간데 없고 이제 나 엄마되어 아이 곁에 누워도 온 종일 고달픈 일 소용도 없이 밤 새 하얀눈물 마르지 않네 아아 밤 새 하얀눈물 마르지 않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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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3:49 | ||||
슬픈 날에는 나의 손을 꼭 쥐며
눈물 흘리시고 기쁜 날에도 웃으시는 눈가에 눈물짓던 어머니 어머니의 따스한 눈물이 내 손을 적시면 왠지 모르게 나도 따라서 눈물 흘렸죠 괴로운 밤에 문득 눈을 떠보면 내 머리맡에서 끊어질 듯이 나즈막한 소리로 울음 울던 어머니 어머니의 그 많은 눈물을 나 이젠 알아요 어머니의 눈물은 모두 사랑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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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3:09 | ||||
홍방울새 숲속에서 노래 즐겁고
연분홍빛 얼레지꽃 수줍게 봄맞을 때 더벅머리 한 동자 어깨에 봇짐 메고 타박타박 산 길을 걸어 가네 깽깽이풀 예쁜 꽃 산 길을 따라 피고 도사님의 멋진 한 수 가슴속에 피는 더벅머리 한 동자 휘파람 불며 타박타박 산 길을 걸어 가네 하얀 머리 도사님은 껄걸 웃더니 싸리 빗자루 한 자루 던져 주셨네 하얀 수염 휘날리며 껄걸 웃더니 나무 지게 한 지게 던져 주셨네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 석 삼년이 지나 눈꽃잔치 산 위에서 삼 세 번 피워도 도사님의 멋진 한 수 구름같이 멀고 다홍빛 동자꽃이 필 듯 말 듯 안달복달 복달안달 안달병이 나네 뒤돌아 투덜투덜 입이 쑥 나올제 허공에서 날아 오는 독수리 벼락 도사님의 구부러진 지팡이 벼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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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2:27 | ||||
구름이 흩어지듯 바람이 분다
설레는 마음으로 나서고 싶다 바람이라도 맞으며 비라도 맞으며 정처없이 걸어볼까 우람한 고목 붙잡고 통곡이라도 해볼까 소생하는 새싹 어루만지며 속삭여 볼까 아무도 없이 텅 빈 듯한 황무지를 뒹굴며 바람을 친구삼아 우리들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