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 [소모]
소년과 청년, 이 사이는 뭐라 불러야 좋을까.
단어의 다름과는 다른 모호한 경계가 청춘을 불안케 한다.
확신도 결정도 다음 걸음으로 미룬 채 질문과 추측을 되풀이하면서도,
거리낌 없이 사랑을 버리게 된다.
발이 없는 듯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사람을 들여다보면 내가 있다.
나를 흔드는 사람을 들여다보면 다시 내가 있다.
그리고 언제 잠든 지 모르는 것처럼 조금씩 어른의 뿌리를 내린다.
이제 버렸던 여자는 곁에서 잠을 자고, 정해진 것들이 집안에 쌓인다.
그러나 아직 점과 점 사이, 찰나의 사이에서 소년은 나를 본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다. 점점 어른으로 가라앉는 대신 다만 완성되고자 하는 이야기다. .... ....